[청년이 희망이다/창업가 키우는 글로벌 공대]
세계 시장 70% 점유… 年매출 10억달러…
프랭크 왕 DJI사 창업자 겸 CEO
세계 드론 시장 점유율 70%, 연매출 10억 달러(약 1조1200억 원)….
‘드론계 애플’로 불리는 DJI의 프랭크 왕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36)의 성적표는 화려하다. 그의 성공 신화는 10년 전 홍콩과기대(HKUST)의 허름한 기숙사에서 시작됐다.
2005년 당시 왕 CEO는 HKUST 공학부 졸업반이었다. 졸업 과제로 원격조종 헬기 제어 시스템을 만들기로 했다. 졸업 과제 멤버 두 명과 기숙사에서 6개월을 쏟아부었지만 결과물은 성공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리저샹 교수(전기컴퓨터공학과)는 그의 집요함을 눈여겨보고 대학원 제자로 받아들였다.
리 교수와의 만남 이후 왕 CEO는 DJI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선전에 7.6m²짜리 사무실을 얻어 본격적으로 회사를 차리기 시작했다. 일과 공부를 병행하느라 3년 이상 휴학했지만 리 교수는 그를 응원했다. 리 교수는 당시를 회상하며 “홍콩의 평범한 부모들은 자녀가 졸업한 후 미국에서 학업을 이어가거나 대기업 또는 금융회사에 취업하길 원한다”며 “프랭크 왕은 그런 기대를 등지고 정해진 길을 벗어나는 모험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리 교수는 DJI의 기술고문이자 최초의 투자자가 됐다. 현재 리 교수는 DJI 지분의 10%(약 10억 달러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 물심양면으로 제자를 키운 덕에 돈방석에 오른 것이다. 왕 CEO가 에베레스트 산맥에서 드론 횡단을 시도할 때 함께 산에 올랐다.
왕 CEO는 HKUST에 입학하기 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스탠퍼드대를 떨어진 적이 있다. 그가 미국 유학에 나섰다면 지금 같은 성과를 냈을까. 리 교수 같은 환상적인 멘토이자 동반자를 만나지 못했다면 대답은 ‘노(No)’일 것이다. 리 교수는 “그가 학생 신분으로 선전에 건너가 창업했던 건 HKUST를 다녔기에 가능했다”며 학교에 공을 돌렸다.
왕 CEO는 창업가를 꿈꾸는 HKUST의 많은 학생에게 환상의 비전이 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중국에서 ‘로보마스터스(RoboMasters)’라는 전국 대학생 로봇대회를 열고 창업 인큐베이터 사업을 하는 등 후진 양성에 힘쓰며 리 교수의 계보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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