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특별감찰팀이 21일 ‘스폰서·수사무마 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김형준 부장검사(46·사법연수원 25기)의 자택을 압수수색했지만 업무용 휴대전화 등 일부 추가 증거물 확보에 재차 실패했다. 검찰의 압수수색이 늦어져 김 부장검사가 빠져나갈 구멍을 만든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별감찰팀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노트북과 아이패드, 수첩을 확보했지만 휴대전화는 (김 부장검사가) 잃어버렸다고 주장해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휴대전화는 김 부장검사가 파견됐던 예금보험공사에서 쓰던 것으로 고교 동창 사업가 김희석 씨(46·구속)와 문자를 주고받고 통화를 나눈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20일에도 휴대전화 확보를 위해 예금보험공사 사무실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빈손으로 돌아왔다.
김 부장검사 측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검찰이 수사 초기 개인용 휴대전화와 함께 제출해달라고 했으면 진작 냈을 텐데 요청이 없었다. 추석연휴 기간에 어딘가에서 분실했다”고 했다. 김 부장검사는 예금보험공사 파견이 해제된 9월 초 업무용 휴대전화를 개인용으로 전환해 착신 정지 상태로 뒀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일 집중조사를 받는 김 씨는 김 부장검사와 함께 만난 검사 수명의 명함 등 증거자료를 대검찰청에 추가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김도균)는 최근 김 씨의 내연녀로 지목된 이모 씨에 대해 금융계좌 추적을 하기 위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고 김 씨의 전처를 불러 조사했다. 김 씨는 중국 전자업체 샤오미 제품을 싸게 공급하겠다며 12개 업체로부터 130억 원의 선입금을 받은 뒤 절반을 유용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피해업체 대표들은 “김 씨가 스폰서 검찰 비위의 희생양으로 포장하려 하지만 본인도 내연관계로 피해업체의 피 같은 돈을 탕진했다. 김 씨가 빼돌린 재산을 찾아 달라”며 최근 대검에 진정서를 냈다. 검찰은 지난달 말 구속을 피해 잠적한 김 씨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한 차례 내연녀의 집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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