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스폰서 검사’ 압수수색 또 허탕… 휴대전화 확보 못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2일 03시 00분


檢, 동창 내연녀 계좌추적 영장
친구 金씨, 만난 검사들 명함 제출

대검찰청 특별감찰팀이 21일 ‘스폰서·수사무마 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김형준 부장검사(46·사법연수원 25기)의 자택을 압수수색했지만 업무용 휴대전화 등 일부 추가 증거물 확보에 재차 실패했다. 검찰의 압수수색이 늦어져 김 부장검사가 빠져나갈 구멍을 만든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별감찰팀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노트북과 아이패드, 수첩을 확보했지만 휴대전화는 (김 부장검사가) 잃어버렸다고 주장해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휴대전화는 김 부장검사가 파견됐던 예금보험공사에서 쓰던 것으로 고교 동창 사업가 김희석 씨(46·구속)와 문자를 주고받고 통화를 나눈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20일에도 휴대전화 확보를 위해 예금보험공사 사무실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빈손으로 돌아왔다.

김 부장검사 측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검찰이 수사 초기 개인용 휴대전화와 함께 제출해달라고 했으면 진작 냈을 텐데 요청이 없었다. 추석연휴 기간에 어딘가에서 분실했다”고 했다. 김 부장검사는 예금보험공사 파견이 해제된 9월 초 업무용 휴대전화를 개인용으로 전환해 착신 정지 상태로 뒀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일 집중조사를 받는 김 씨는 김 부장검사와 함께 만난 검사 수명의 명함 등 증거자료를 대검찰청에 추가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김도균)는 최근 김 씨의 내연녀로 지목된 이모 씨에 대해 금융계좌 추적을 하기 위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고 김 씨의 전처를 불러 조사했다. 김 씨는 중국 전자업체 샤오미 제품을 싸게 공급하겠다며 12개 업체로부터 130억 원의 선입금을 받은 뒤 절반을 유용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피해업체 대표들은 “김 씨가 스폰서 검찰 비위의 희생양으로 포장하려 하지만 본인도 내연관계로 피해업체의 피 같은 돈을 탕진했다. 김 씨가 빼돌린 재산을 찾아 달라”며 최근 대검에 진정서를 냈다. 검찰은 지난달 말 구속을 피해 잠적한 김 씨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한 차례 내연녀의 집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신동진 기자
#스폰서검사#김형준#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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