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와 백자 사이에서 가장 자유로웠던 도자 ‘분청사기(粉靑沙器)’. 그중에서 충남 공주 계룡산 자락에서 발견된 철화분청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찾기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는다.
공주시와 KBS대전방송총국은 일본 사가(佐賀) 현 아리타(有田) 자기의 시조로 추앙받는 공주사람 이삼평(?∼1655)이 일본에서 백자를 생산한 지 400년을 기념해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찾기 위한 특별기획 ‘순수를 빚다. 계룡산 철화분청’(연출 김애란 프로듀서)이 27일 오후 7시 35분부터 KBS 1TV를 통해 방영된다고 25일 밝혔다.
제작진은 지난해 12월부터 국내는 물론 일본과 중국 현지 정밀 취재와 관계자 증언 등을 총망라해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프로그램은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같은 한중일 철화도자기 특성들을 비교하고 3국의 철 성분을 분석하는 작업도 소개한다. 이와 함께 도자 강국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세계 속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다고 밝혔다.
특히 일본 최초로 백자를 만들고 지도에도 없던 아리타를 세계적인 도자도시로 만든 이삼평의 흔적을 공개한다. 또 다른 가마터인 고려요(高麗窯)의 출토 유물을 통해 계룡산과의 연관성도 밝혀냈다. 일본 가라쓰 ‘도진마치’라 불리는 조선사기장들의 마을에서 이름 없는 조선 도공들의 한을 달래던 망향의 언덕 묘비도 처음으로 공개된다.
공주대 윤용혁 교수(역사교육과)는 “철화분청이라는 주제를 통해 한중일 3국의 도자문화를 폭넓게 정리한 최초의 다큐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그 중심에 공주 계룡산자락을 설정해 위치시킨 것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연출자 김애란 프로듀서는 “계룡산 도자기는 더 이상 작은 마을 공주의 문화유산이 아니라 세계 속으로 나아갈 한류의 또 다른 힘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분청의 기법 중 가장 뛰어난 철화분청이 이제 세계로 나아갈 차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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