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빵 좀 사줘”…5년간 집요하게 걸려온 악마의 전화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9월 28일 17시 35분



#.1
콜센터 직원에게
빵 좀 사달라.

5년간 집요하게 걸려온
'악마의 전화'


#.2
"싸가지 없는 X 죽고 싶냐
(찾아가)모가지를 자르겠다"


#.3
D보험사의 서울 용산구 콜센터에서
15년간 상담원으로 일하던 윤모 씨(50.여)는
2011년 9월 직장을 그만뒀다.


#.4
그해 2월 콜센터로 걸려 온 박모 씨(51)의
전화가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그는 치료비의 80%를 보험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상품에 가입한 고객이었다.


#.5
박 씨는 전화로
"팩스로 영수증을 보낸 지 30분이나 지났는데
왜 보험금 1400원을 돌려주지 않느냐"고 물었다.

윤 씨는
"신청서 등 필요한 서류가 빠졌고
심사를 하려면 보험금 지급까지 통상 3일이 걸린다"고 설명했지만
박 씨는 막무가내였다.


#.6
"죽고 싶냐"와 같은 협박은 물론
"환급이 늦어졌으니 아내가 좋아하는 빵으로
보상하라"며 5만 원짜리 빵 상품권까지
요구했다.


#.7
박 씨의 협박 전화는 다음 날
또 그 다음날에도 이어졌다.


#.8
정신과 상담을 하고 6개월 동안 약물 치료까지
받은 윤 씨는 결국

박 씨에게 자비로
빵 상품권을 사서 보낸 뒤 주고 퇴사했다.


#.9
27일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보험금을 빨리 지급하라'며

5년 동안 무려 154차례에 걸쳐
콜센터 상담원에게 욕설과 협박을 일삼은
박 씨를 입건했습니다.


#.10
그에게 시달린 D 보험사 콜센터 상담원은
모두 13명 입니다.
입사 1개월 만에 그만둔 상담원도 있죠.


#.11
박 씨의 이런 악마같은 괴롭힘에서
상담원들이 벗어날 수 없는 이유는

통화한 이력이 있는 상담원으로 연결되는
콜센터 시스템 때문인데요.

#.12
원활한 고객 상담 업무를 위해
통화 이력이 있는 상담원을 연결시키지만

이처럼 한 번 악성 고객을 만나면
좀처럼 벗어날 수 없다는 부작용이 생기죠.


#.13
상담원들은 자신의 컴퓨터 화면에
박 씨 같은 진상 고객의 전화번호가 뜰 때마다
가슴이 덜컥 내려 앉는다고 합니다.


#.14
올 6월 30일 부터 금융권의 감정노동자 보호를
의무화한 4개 금융법의 주요 내용 중 하나는

'직원 요청 시 해당 고객으로부터
분리 및 담당자 교체' 입니다.


#.15
악마 같은 고객에게 시달리는 '감정노동자'
그들의 인권을 지킬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원본 / 김단비 기자
기획·제작 / 김재형 기자·장대진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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