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활성화 성패, 상인들 손에 달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9일 03시 00분


광주-전남 18곳 특성화시장 운영… 송정역시장은 간판-조명 등 교체
젊은 감각으로 변신 손님 급증세… 광주 대인예술야시장은 열기 주춤

 전통시장에 문화·관광을 덧칠하는 특성화 시장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시장 활성화의 성패를 가르는 열쇠는 상인들의 노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광주지역 전통시장은 24곳, 전남지역 전통시장은 117곳이며 특성화 시장은 광주 3곳, 전남 15곳이다. 특성화 시장은 지역의 역사·문화, 특산품 등 시장이 가진 고유한 특성을 즐기고 관광하는 공간으로 개발된 곳이다. 특성화 시장은 3년간 18억 원이 지원되는 문화관광형, 1년간 6억 원이 지원되는 골목길형으로 구분된다.

 최근 특성화 시장으로 주목받는 곳은 광주 광산구 1913송정역시장이다. 시장 명칭은 송정역이 1913년 개장해 자연스럽게 시장이 형성됐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1913송정역시장은 올 4월 재개장할 당시 점포가 55곳이었지만 최근에는 64곳으로 늘었다. 재개장 당시 하루 평균 손님이 300명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4500명으로 증가했다.

 인기 비결은 시장이 송정역 지척이라는 지리적 장점 외에 간판, 바닥, 조명 등이 젊은 감각으로 변신했다는 점이다. 또 청년 상인들이 참여해 참신한 감각의 식빵, 팬시용품 등을 만들어 파는 것도 매력이다. 특히 시장 상인들이 공연을 관리하고 쉼터나 시장 청소를 하는 등 시장 활성화를 위해 땀을 흘리는 것이 성공의 숨은 비결이다.

 상인들은 올 5월 점포 임대료 상승을 방지하기 위한 자율협약을 맺었다. 상인들은 5년간 월세를 최대 9% 이상 인상하지 못하도록 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을 준수하기로 했다. 광주 광산구 관계자는 “1913송정역시장의 인기가 치솟는 것을 감안해 두 번째 점포 임대료 상승 방지 협약을 조만간 체결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전남에서 특성화 시장으로 도약한 곳은 장흥 정남진 토요시장이다. 정남진 토요시장은 지역 특산물인 표고버섯, 키조개, 쇠고기를 구워 먹는 삼합 요리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우 판매장 20곳과 전문음식점 30곳 등 점포 113곳에는 연간 6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특색 있는 요리 개발 외에 상인들의 친절 마인드가 관광객 유치 비결이다.

 상인들은 사회 환원에도 적극적이다. 상인들은 초등학교에 매년 장학금 100만 원을 기부하고 있다. 또 10개 읍면의 날 행사에 각각 20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상인들은 이 밖에도 600만 원 상당의 2016 장흥국제통합의학박람회 조감판을 설치하는 등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상인들은 다음 달 하순 시장에 청년상인 점포 10개를 개설할 계획이다. 장흥군 관계자는 “상인들 스스로 고령화된 시골 전통시장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친절교육을 자주 진행한다”고 말했다.

 광양읍 5일 시장에서 운영하는 토요시장도 눈길을 끈다. 상인들이 주축이 돼 운영하고 있는 토요시장은 판매대 28곳에서 젊은 세대에게 어울리는 음식을 판다. 토요시장에 손님이 몰리면서 점포 239곳도 활성화되고 있다. 광양읍 5일 시장은 활성화를 위해 상인회 조직을 재구성했다.

 명성을 얻던 광주 동구 대인예술야시장은 열기가 주춤하는 분위기다. 대인예술야시장은 점포 360곳이 있는 대인시장에서 매주 토요일 열린다. 하지만 최근에는 점포 임대료 상승 지적과 시장 내 예술인 이탈, 상인회 갈등 등의 우려가 제기됐다. 대인시장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는 한때 40명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20명 정도로 줄었다. 대인시장의 한 관계자는 “인기에 비해 점포 임대료가 많이 오르지 않았다”며 “예술가 20명 정도가 시장에서 빠져나간 것은 창작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지원을 중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형주기자 peneye09@donga.com
#전통시장#전통시장 활성화#대인예술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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