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강의실 불은 꺼졌지만…페이스북 라이브의 야간 학습 인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3일 16시 57분


"들어오신 분은 '좋아요'를 누르시고, 댓글 한 번씩 날려주세요. 제게 힘을 주시기 바랍니다. 수업은 (오후) 11시 정각에 시작이 됩니다."

지난달 28일 경기 수원시 소재 한 학원의 강사가 페이스북 라이브로 고등학생 내신 영어 강의를 시작하며 날린 멘트다. 이 강사는 접속한 학생의 이름이나 아이디(ID)를 호명해가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학생들은 댓글을 달거나 '좋아요', '하트'를 누르며 호응했다.

야간 심야 교습 금지(2009년)로 오후 10시 이후 학원 강의실의 불빛은 꺼졌지만 페북 라이브 등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를 통한 스마트폰 야간 학습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1월 출시된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는 4월 총선 당시 유력 정치인들이 사용하면서 널리 알려졌고, 최근 중·고등학교 시험기간을 거치면서 학습용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하이잭어학연구소의 김준석 대표는 "지난달부터 시험 삼아 강의를 해봤는데 학생들이 '1인 방송을 시청하듯 강의를 청취해 몰입감이 높았다'고 전해왔다"고 말했다.

동영상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한 세대여서 일각에서는 학업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페이스북, 유튜브 등은 요즘 아이들에게 친숙한 매체인 만큼 학업 집중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며, 학생들이 실시간으로 질문하면 학원 측에서 답해줄 수도 있어 학습 효과가 뛰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학생의 학업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일부 학원에서는 엄마들의 극성에 못 이겨 반 강제로 실시간 동영상 강의를 병행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학습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부천의 학 학원 강사는 "동영상 생중계 강의로 학생들에게 일대일로 응대하는 데 한계가 있어 학습 효과가 높은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후 10시 이후 온라인으로 학원 강의를 청취하는 것에 법적인 문제는 없다. 교육부 측은 "학원 교습시간 제한은 오프라인만 적용되고 온라인 강의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신무경 기자 figh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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