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오는데 노후준비는 62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5일 03시 00분


[노후 준비 안된 한국사회] <上>고령자 53.1% “준비 안하고 있다”
소득-여가-사회관계-건강 順 미흡 “부부 노후생활비 月218만원 필요”

 “노후 준비요? 걱정은 크지만 당장 뾰족한 수도 없고 하루가 급하니….”

 40대 후반부터 50대 초중반의 직장인에게 은퇴 후 삶의 계획을 물어보면 가장 쉽게 들을 수 있는 답변이다. 최근 발표된 통계청 조사에서 ‘노후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이 53.1%나 됐다. 고령자 절반 이상이 노후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

 한국인의 노후 준비 점수는 얼마나 될까? 동아일보가 4일 입수한 국민연금공단 산하 국민연금연구원의 ‘한국인 노후 준비’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지역노후준비지원센터(107곳)를 방문해 노후 진단을 받은 30대 이하(1733명), 40대(2735명), 50대(4540명), 60대 이상(3421명) 등 1만2429명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노후 준비 점수(400점 만점)는 평균 248.8점에 그쳤다. 100점 만점에 62.2점, 낙제를 겨우 면한 정도다. 연령별로 40대와 50대의 노후 준비 점수는 각각 256.4점(100점 기준 64.1점)과 258.7점(64.7점)에 그쳤다. 당장 노후에 직면한 60대의 노후 준비 점수가 243점(60.8점)으로 가장 낮았다. 노후 준비 점수는 1만2429명의 △소득과 자산 △건강 상태 △사회적 관계 △여가, 취미 활동 등 네 분야를 세밀히 조사한 후 각각 100점 만점으로 점수를 내 분석했다.

 또 분석 결과 조사 대상자들에게 필요한 부부 노후생활비는 월평균 ‘217만8000원’ 정도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민연금연구원의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에 의하면 국내 70세 이상 고령층 부부의 한 달 평균소득은 125만 원에 불과해 현실과 이상 간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 성혜영 부연구위원은 “조사 대상자들은 대체로 아주 부자와 아주 가난한 경우보다는 주로 중산층과 중산층 바로 밑의 층이 대부분”이라며 “이 계층이 평균 80점 이상은 돼야 선진국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지난해 13.1%, 2026년 20%, 2050년 37.4%로 급증하는 등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가운데 개인, 나아가 사회 전체의 노후 준비가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노후준비#초고령사회#은퇴#노후생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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