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발효 첫 날인 28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꽃시장 모습. 상인들은 주문 전화가 뚝 끊겼다며 앞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김영란법 시행 후 예년과 비교했을 때) 행사장에 가장 많이 보내지는 화환의 경우 업계 측의 체감적 수요 감소 폭은 90% 이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임영호 한국화훼협훼 회장은 5일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김영란법 시행 후 화훼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임 회장은 김영란법 시행 후 화훼업계의 체감 수요 감소폭에 대해 “결혼식장이나 장례식장에 꽃이 보이지 않지 않느냐”고 물으며 “예년과 비교가 어렵다고 본다”고 밝혔다.
특히 “(승진 축하용도로 소비됐던) 난 수요는 굉장히 타격이 크다”면서 “현재 수요가 절반 이상으로 줄었고, 가격도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국내 대표 꽃시장으로 꼽히는 서울 양재동 도매상가 경매 낙찰률에 대해선 “양재동 화훼공판장은 출하 물량을 거의 인수하는 체제라 낙찰률에는 큰 변동이 없지만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면서 “국화의 경우 한 단에 4000원 수준에서 2400원 정도로 떨어졌고, 장미의 경우 한 단에 3900원 수준에서 9월 30일경(김영란법은 28일 시행)에 2800원까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임 회장은 김영란법 시행으로 농민들도 난감해하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는 “현재 지방 공판장은 낙찰률이 70% 떨어지고, 낙찰이 안 된 물량은 농가가 다시 가져가거나 폐기하고 있다”면서 “아마 좀 더 시간이 지나면 물량이 상당히 적재될 것이고, 그때는 가격도 더욱 폭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김영란법은 부정부패 척결 등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 어느 정도 필요한 것은 맞고, 우리 화훼인들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이를 시행하는 방법이 현재의 방식대로라면 악법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화훼는 몇 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경조사에 정을 담아 보내는 품목이 아니냐”면서 “화훼 선물을 사회상규로 보고 예외로 인정하는 등 현재의 김영란법을 신속하게 재설계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