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은행원인 최모 씨(58·여)는 최근 새 일자리를 얻었다. 항공기의 시트와 무릎담요 등을 세탁하고 관리해주는 회사다. 사무직은 아니지만 월 200만 원 정도의 급여를 손에 쥘 수 있고, 무엇보다 일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그에겐 큰 기쁨이다.
최 씨에게 재취업은 쉽지 않았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노사발전재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장년일자리희망넷(www.4060job.or.kr)에서 괜찮은 일자리를 하나 발견했고, 재단에 무작정 전화를 걸어 전문 컨설턴트를 소개받은 뒤 회사에 이력서를 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최 씨의 입사를 거부했다. 50대 후반인 나이가 부담스럽다는 이유였다. 컨설턴트는 “회사에 직접 찾아가 취업 의지를 보여주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최 씨는 회사를 직접 방문해 면접을 요청했다. 인사담당 임원은 최 씨의 열정에 감탄하며 “본사는 너무 머니 집에서 가까운 지사로 발령을 내주겠다”고 했다.
최 씨는 이렇게 ‘제2의 인생’을 살기 시작했다. 3일 일하고 하루 쉬는 방식에 오전 8시경 출근해서 잔업까지 하면 보통 오후 9시에야 일이 끝난다. 생전 처음 몸 쓰는 일을 하느라 적응하기 어려웠지만 삶에서 한 번은 겪고 넘어가야 할 산이라 생각하고 즐겁게 일하고 있다. 바쁜 아내를 생각해 집안일에 적극 나서는 남편의 모습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최 씨의 재취업 비결은 ‘적극성’이다. 두드리고 두드리면 중장년에게도 일자리는 열린다는 것이다. 서류만 내놓고 기다리지 말고 전화라도 한 통 더 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최 씨는 “용기를 갖고 직접 부딪혀야 한다. 그렇게 한발 다가가면 반응이 온다”고 말했다.
재취업은 확실한 노후 대비책이다. 재취업은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노사발전재단이 무료로 운영 중인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02-6021-1100)가 대표적이다. 만 45세 이상 재직자에 대한 재취업을 지원하는 ‘장년나침반생애설계프로그램’이나 퇴직 근로자의 이직 준비를 돕는 ‘전직 스쿨’ 등이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들도 중장년일자리센터를 운영 중이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거나 직업훈련을 받고 싶으면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운영하는 중장년취업아카데미를 고려해볼 만하다.
노사발전재단 관계자는 “전문기관에서는 컨설턴트에게 일대일 상담을 받을 수 있고, 심리상담도 가능하다”며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재취업에 도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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