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옆 세종대로의 화강석 포장 곳곳이 파손돼 보수용 아스팔트가 마치 누더기처럼 덮여 있다. 서울시는 잦은 파손에 따른 보수 비용 증가를 이유로 화강석 포장을 모두 걷어내고 아스팔트를 깔기로 했다. 동아일보DB
현재 직사각형 화강석으로 포장된 서울 광화문광장 양쪽의 차도가 아스팔트로 모두 바뀐다. 2009년 도로 개통 후 10년도 안 돼 도로 전체를 갈아엎게 된 것이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주변 왕복 12차로 도로(면적 2만2867m²)의 직사각형 화강석을 모두 걷어내고 아스팔트로 교체하는 공사를 이달 말 시작한다고 5일 밝혔다. 서울시는 훼손이 심한 세종대로 사거리∼광화문광장 중앙 횡단보도(215m) 구간을 우선 교체하고, 훼손 정도에 따라 2017년 이후 나머지 구간의 포장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달 말부터 2주간 진행되는 1단계 공사에 우선 9억8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2단계 공사에는 12억4000만 원을 쓸 계획이다. 서울시는 훼손 정도가 심각해 유지 보수 비용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교체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도로 개통 후 7년 4개월 동안 서울시는 화강석 포장의 침하 및 파손으로 인해 전체 면적의 39.8%가량을 보수했다. 보수 비용으로 28억 원을 투입했다.
현재 화강석 포장은 2007년 도로 계획 당시 디자인 요소를 감안해 결정됐다. 이에 따라 가로 12cm, 세로 18cm, 높이 10cm 벽돌 형태의 화강석이 전체 도로에 깔렸다. 당초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양쪽 차도에 사괴석을 쓰려고 했다. 사괴석은 현재 청계천 양쪽 도로에 쓰인 돌이다. 광화문광장 차도의 화강석보다 작고 울퉁불퉁하다. 이 때문에 주행속도 저하, 소음 등이 우려된다는 서울지방경찰청의 의견에 따라 기존 아스팔트 위에 시멘트풀을 바르고 그 위에 화강석을 얹었다.
하지만 아스팔트는 힘을 받으면 휘어지는 연성을 가지고 있는 반면 화강석은 단단한 강성으로 한계치가 넘는 힘이 가해지면 파손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통행량이 많은 도심에 직사각형 화강석으로 포장한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1년 185m²에 불과했던 보수 면적은 2016년(9월 기준) 5561m²로 크게 증가했다. 2007년 도로 조성 계획 이후 초기 공사 비용(70억 원)과 보수 비용(28억 원), 이번 교체 비용(22억 원)까지 7년여간 광화문광장 주변 차도에만 120억 원가량의 세금이 쓰인 셈이다.
서울시는 관광객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일대 버스 통행량이 크게 늘고, 집회 시위가 잦아지면서 차도가 빠른 속도로 노후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광장 조성 당시 광장과 도로의 일체성 등 디자인적 요소에 무게를 두고 화강석을 썼는데 결과적으로 도로 여건에 적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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