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성매매 사각지대로 불리는 랜덤채팅 앱의 부작용을 근절하겠다고 나선 여성가족부가 오히려 해당 사업자에게 광고를 내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 취재 결과 랜덤채팅 앱 중 하나인 A앱의 알림 및 이벤트 창에는 여가부가 운영하는 홈페이지 ‘청소년상담 1388’이라는 배너 광고가 달려 있는 것이 확인됐다.
A앱은 콘텐츠 등급을 ‘만 17세 이상’으로 설정하고 있지만 내려받기 한 번으로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인증 절차 없이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이 앱은 1km 단위로 대화 상대방의 근접성을 확인할 수 있어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높다. 청소년들이 유해물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이다.
이 앱에서는 ‘좀 길고 큰 거 보고 싶은 여자분 쪽지∼ 보면 반할지도…’, ‘입과 손으로 정성껏 해드려요… 차비 정도 챙겨 드리고요’ 따위의 메시지들이 수시로 오갔다.
앱 평가 글에는 ‘(성매매) 업소에서 영업을 홍보하기 위해 접속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등 유저들의 지적이 줄을 잇고 있었지만 여가부의 광고가 실린 것이다.
청소년 보호 업무를 맡고 있는 여가부는 해당 앱에 자기 부처 광고가 게재돼 있는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여가부 측은 “청소년에게 유해한 곳에 광고를 올린 사실이 없으며 해당 사업자가 임의로 올린 것 같다”며 “앱 운영자에게 e메일을 통해 해당 링크를 내려 달라고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A앱은 여가부가 지난달에 광고를 내려달라고 요청했는데도 불구하고 9일 현재 여전히 해당 광고를 올려두고 있다. 이는 랜덤채팅 앱들이 정부의 무관심 속에 운영주체와 연락할 방법도 마땅히 없는 상태에서 ‘막무가내 식’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본보도 광고를 임의로 올린 것인지를 이중으로 확인하기 위해 A앱 운영자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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