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리더 인터뷰]“교육중심대학으로 졸업생이 자긍심 갖는 대학 만들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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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정 동아대 총장

한석정 동아대 총장이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부산 최고의 사학 동아대를 교육 중심 대학으로 키우겠다”고 밝히고 있다. 동아대 제공
한석정 동아대 총장이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부산 최고의 사학 동아대를 교육 중심 대학으로 키우겠다”고 밝히고 있다. 동아대 제공
 부산 지역 최대 사학인 동아대가 15대 한석정 총장(63)의 취임을 계기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동아대는 학생 수만 전국 6위인 대형 사학이다. 하지만 당장 눈앞에 닥친 재정난과 대학 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어떤 길을 선택할지 지역 사회의 관심이 높다.

 8월 열린 취임식에서부터 분위기가 달랐다. 행사장에 온 유력 정치인 등은 무대에 서지 못했다. 행사는 환경미화원 등 학교 구성원들의 축하 인사를 담은 영상으로 채워졌다. 한 총장은 “어려운 시기에는 모든 거품을 빼야 한다. 지나친 권위 의식도 일종의 거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모든 구성원에게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취임사에서 눈길을 끈 단어는 ‘교육 중심 대학’이다. 한 총장은 “그간 동아대를 비롯한 많은 대학이 연구 면에서 양적 경쟁을 벌여 왔다. 이 과정에서 학생의 실력 향상을 위한 교육이나 취업 문제에 소홀했던 점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이젠 명확히 어떤 방식으로 대학을 운영할지 과감하게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동아대는 교수진의 강의 역량을 강화하고 우수 강사를 발굴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그는 “학생들이 졸업한 뒤 고마워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대학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 총장이 취임 직후부터 변화를 강조하는 건 올해가 개교 70주년이라는 점도 중요한 배경이다.

 동아대는 한때 동남권 최고 사학으로 불리며 정·재계뿐만 아니라 문화, 체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재를 배출해 왔지만 최근엔 위상이 떨어졌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는 “학생 교육 중심, 역사 자료 찾기 등을 통해 대학의 기본을 점검하고 ‘동아맨’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지와 박력, 따뜻한 인성 등이 ‘동아맨’ 특유의 유전자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동아대가 배출한 다양한 경제계 인사들을 산학 협력을 위해 적극 활용하겠다고 했다.

 한 총장은 “동아대는 양정모, 하형주 등 한국인의 자긍심을 높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한 곳으로 지난 70년간 이런 특유의 투지로 국회의장을 포함한 다수의 정치인, 법조계 인사, 동남권 재계 지도자들을 배출했다”며 “동아맨에게는 위기를 극복한 위대한 유전자가 있는 만큼 70주년을 맞아 힘차게 재도약하겠다”고 다짐했다.

 한 총장은 서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3년 동아대 사회학과 교수로 임용돼 사회과학대학장, 교무처장, 부총장 등을 역임했다.

 미국 유학 시절부터 만주 근대사 관련 역사 사회학을 연구했고 학술포럼인 만주학회를 설립하는 등 만주 근대사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다. 만주학회장, 부산구술사연구회장 등을 역임했고 한국사회사학회 이사, 동북아역사재단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총장 임기는 2020년 7월까지다. 한 총장은 21년간 복싱 도장을 다니고 있는 ‘노장 교수 복서’로도 유명하다. 아마추어 대회 입상 경력도 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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