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교수협 “‘최순실 딸 의혹’, 명문사학 교수로써 굉장히 자존심 상하는 일”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10월 17일 11시 59분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의심 받는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입학·학사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이화여대 교수협의회 측은 “(교수들이)굉장히 자존심이 상해있는 상태”라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이 있다고 한다면 이화여대가 개선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김혜숙 이화여대 교수협의회 공동회장은 17일 SBS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에서 “이화여대가 명문사학으로서, 우리 사회를 리드해 왔던 여성교육기관으로서 자긍심도 있고. 또 전세계에서 열심히 자기 삶을 개척하고 있는 동문들이나 사회 각 계층에서 일하며 이화여대를 지지하며 지원해 주시는 선생님 분들에게 굉장히 죄송스러운 마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화여대 교수협의회는 19일 오후 최경희 총장의 해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교수들은 이달 말까지 릴레이 방식으로 1인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교수들이 이처럼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집단 시위를 예고한 것은 개교 이래 처음이다.

이에 대해 김 공동회장은 “미래라이프대학 평생단과대학 신청에 따른 학생들의 반대가 있었고, 대규모 경찰력이 총장에 의해 교내로 들어왔던 상황에 대해 항의가 있었다. 총장 사퇴를 요구하고 있었던 와중에 계속해서 여러 가지 문제 내지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내 구성원들은 이화여대가 이때까지 추구해 왔던 여러 가지 가치 내지는 학사 운영 상황에서 문란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판단했다). 이에 교수들까지 나서서 사퇴 요구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순실 씨의 딸이 계절학기의 한 과목에 거의 출강을 하지 않았는데 학점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저희가 정말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 학생(최순실 씨의 딸)의 경우 해당 과목에서 요구하는 보고서 제출 내용이 제출 내용이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 출석 자체도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이화여대뿐만 아닌 다른 대학에도 체육특기생들에게 편의를 봐주는 관행이 있긴 했지만, 이 경우에는 그 정도가 너무 심하다고 주장했다.

최순실 씨의 딸의 입학 당시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 관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수시 서류 마감일 이전의 수상 경력만 유효하다는 모집 요강과 달리 정 씨는 마감 이후 딴 인천아시아경기 금메달을 인정받았다.

다만 최근 이화여대가 각종 정부 지원 사업을 따내고 예산을 지원받은 것이 정 씨가 받은 특혜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에는 “이화여대가 그런 사업을 따낼 역량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며 “그렇게 직접적으로 주고받은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 공동회장은 “이화여대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들이 있는데 (교수들은)총장이 사퇴할 때까지 시위를 하겠다는 계획을 잡고 있지는 않고, 지금 학교가 지나치게 안일하게 방관하는 부분에 의사를 표출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화여대는 17일 오후 교내에서 전임교원과 직원들, 학생 및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정 씨와 관련한 특혜 의혹과 관련해 해명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