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의 인력 미스매치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자리는 있는데 일할 사람은 없다. 정부는 계속해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하지만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은 시큰둥하다. 공대를 졸업했음에도 다시 학원을 찾아 실기를 배운다거나, 선택한 학과를 버리고 다시 유턴하거나, 당장 돈 잘 버는 방법에만 매달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왜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는가. 한마디로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정책의 부재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탁상에 앉아 주먹구구식으로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쌓는 식의 정책이 잘못이었다.
교육부의 가장 잘못된 정책 가운데 하나가 대학 정원을 고등학교 졸업자의 20%대에서 83.7%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지금 이 부분에 대해 어느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그 결과 십여 년 동안 이공계는 기피했고, 인문계 과잉으로 취업이 어려워지자 지난해부터는 정부 예산을 주면서까지 인문계열 학과를 다시 이공계열 학과로 바꾸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현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공과대학을 설립하려는 정치인들이 설치고 있다는 것이다. 정말 답답한 일이다.
대학을 100개 정도는 퇴출시켜야 한다는 말에 필자도 동의한다. 또한 수시모집으로 지방대학의 공동화 현상이 점점 심화되고 있기에 수시모집은 폐지되거나 대폭 개선되어야 한다. 지금 지방대학은 살아남기 위해 모자라는 입학 자원을 외국인 학생으로 유치해 학위 장사를 하는 실정이다. 현재 10만 명 이상이 들어와 있다.
잘못된 정책이라면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 바로 그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1990년대 초반에 극심한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쉬운 방법을 선택한 결과가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정치 지도자는 인정해야 한다. 당시 외국인 근로자를 수입하기보다는 열악한 중소기업의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대기업과의 임금 격차를 줄여서 젊은이들을 산업현장으로 가도록 길을 만들어 주었다면 오늘과 같이 청년실업이 사회 문제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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