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밤 경부고속도로에서 관광버스 사고로 탑승객 10명이 사망하는 어처구니없는 참사가 일어났다. 차량 사고로 멈춰선 버스의 출입문이 콘크리트 분리대에 막히는 바람에 화재가 난 상태에서 승객 탈출이 힘들어 사상자가 많이 속출했다고 한다. 사고 시 비상망치를 찾았다고 하는데 불이 활활 타오르는 상황에서 언제 창문을 깨고 탈출할 여유가 있었을까.
이번 사고에서 드러났지만 관광버스에는 출입문이 한 개이고, 비상탈출구가 없었다. 현행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의 비상구 규정을 보면 버스를 포함해 승차정원 16인 이상의 자동차는 기준에 적합한 비상구를 차체 좌측면 뒤쪽이나 뒷면에 설치하도록 되어 있다.
서유럽이나 호주에 가보면 관광버스의 출입문이 앞과 중앙에 2개 설치돼 있다. 엔진 과열로 앞쪽 출입문에 이상이 생기면 중앙에 위치한 문으로 피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앞으로 유사한 사고를 겪지 않으려면 버스는 사업용이든 비사업용이든 앞뒤 두 곳에 출입문을 설치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 특히 노약자가 이용하는 병원 차량, 어린이 차량 등은 출입문을 피난구조형으로 교체해야 한다. 관련 법령을 고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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