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디(친구 같은 아빠·친구를 뜻하는 ‘Friend’와 아빠를 뜻하는 ‘Daddy’의 합성어)’라는 신조어가 생길만큼 전통적인 아버지 상에 변화가 생기고 있지만 40∼50대 아버지들이 자녀와 소통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친구처럼 다가가는 과정에서 오히려 자녀가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도 부지기수.
인천 중구에 거주하는 김홍철(53·경주대 실용음악과 클래식기타전공 3학년), 유정 씨(21·평택대 기악과 클래식기타전공 2학년)는 기타와 음악을 매개로 친구처럼 가까워진 부자. 이들은 최근 ‘Friends’라는 이름의 듀엣을 결성해 각종 경연대회 무대에 서며 작곡가와 연주가라는 꿈에 한 발짝씩 다가서고 있다.
“아들이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 몸이 좋지 않아 병원에 여러 차례 입원한 적이 있어요. 아들을 음악으로 치유해야겠다는 생각에 당시 제가 취미로 치던 기타를 가르쳤는데, 꼬박 5시간 동안 앉아서 기타를 치더라고요. 그때 결심했습니다. 아들과 ‘같은 꿈’을 갖기로요.”(홍철 씨)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실용음악학원까지 차리면서 아들에게 본격적으로 기타를 가르친 홍철 씨. 아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로는 유명한 기타리스트를 찾아다니며 아들과 함께 기타를 배우기도 했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홍철 씨는 전문적으로 기타를 배우기 위해 늦깎이 실용음악과 학생도 됐다. 지난해에는 아들과 자신의 오랜 꿈이던 예술의 전당 무대에 객원연주자로 함께 섰다고.
“아들에게 늘 ‘같은 꿈을 꾸자’고 이야기했지요. 돌이켜보면 이 말 한마디가 아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 것 같아요. 이제 아들은 저를 능가하는 연주력과 작곡력으로 음악인들에게 조금씩 인정받고 있습니다. 내 꿈도, 아들의 꿈도 이뤄지는 날이 이제 머지 않았습니다.”(홍철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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