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옷가게 앞. 수북이 옷이 쌓인 가판대 앞으로 앳된 몽골인 여성이 한참을 기웃거렸다. 주변을 둘러보던 이 여성은 자신의 핸드백에서 라이터를 꺼내 옷에 불을 붙이고 도망갔다. 여성은 서울의 한 전문대학 항공관광학과에 재학 중인 몽골인 유학생 A 씨(28)다.
사건 발생 30분 전 몽골인 여대생은 근처 식당에서 의료제작 및 납품업체 고모 씨(36)와 저녁을 먹고 있었다. 둘은 한 달 전 지인이 주선한 모임에서 만난 사이다. 고 씨는 이날 A 씨에게 "돈은 얼마든지 줄 테니 불을 질러 달라"고 제안했다.
식당을 나온 고 씨는 자신의 차에 A 씨를 태워 어느 옷가게 앞으로 갔다. 고 씨는 A 씨에게 라이터를 건네며 차량 맞은 편 옷가게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차에서 내린 A 씨가 가게 앞에서 잠시 머뭇거리자 고 씨는 전화를 걸어 불을 지를 것을 다시 지시했다. 하지만 고 씨는 A 씨에게 범행을 대가로 약속한 돈을 주지 않았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몽골인 여대생의 진술과 이 둘의 통화내역, 가게 앞 폐쇄회로(CC)TV에 찍힌 두 사람의 모습을 근거로 고 씨를 방화교사 혐의로, 몽골인 여대생 A 씨를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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