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에 따르면 최근 도로 정밀 조사 차량을 이용해 곰내터널 안팎을 조사한 결과 구조상 비가 올 때 사고 위험이 높았다. 정관신도시 방향 입구 100∼130m 지점에서는 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았다. 좌우 경사가 1.5∼2%는 돼야 물이 도로 가장자리로 원활하게 빠지는데 이 구간은 0.15∼1.2%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차량 바퀴 등에 딸려 들어온 빗물이 터널 안 도로 중간에 고여 수막이 형성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를 담당한 임창식 박사는 “수막으로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차량이 제대로 제동되지 않을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터널 입구에서 30m 지점까지 종단 평탄성이 3.78∼11.59로 측정됐다. 종단 평탄성은 ‘0’에 가까울수록 평평하다는 의미로 수치가 높을수록 차량이 위아래로 덜컹거려 자칫 중심을 잃을 수도 있다. 이와 함께 무려 1830m 구간이 내리막길인 것으로 조사됐다. 종단 경사가 ‘―0.26∼―4.4%’로 안전 기준인 ‘―17% 이하’를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내리막길에서는 운전자가 평지와 같은 힘으로 가속페달을 밟으면 속력이 매우 빨라진다.
이 같은 지적이 일자 부산시는 10억 원을 들여 이곳에 미끄럼 방지시설을 설치키로 했다. 또 과속 예방을 위해 안내 경고문과 구간 과속 단속 카메라 설치하고 정관산업로의 최고속도를 시속 80km에서 70km로 낮추기로 했다. 임 박사는 “빗물이 잘 빠지도록 조치하고 울퉁불퉁한 노면도 제대로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곰내터널에서는 유치원 버스에 이어 차량 2대가 빗길에 넘어지는 사고가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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