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교내賞이 ‘학종 스펙용’으로 남발돼서야

　대학 수시모집에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 뽑는 상위권 대학이 늘어나면서 서울 강남지역 고교들이 교내 상(賞)을 남발하고 있다. 교육부가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서울 강남·서초지역 전체 고교 26곳의 교내 상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재 고3 학생이 입학한 뒤 수시모집 원서 제출 전까지 학교 평균 2037개씩 상을 나눠줬다. 서초구 동덕여고는 3학년 학생 수가 485명인데 교내 상 수가 무려 3775개였다.

　내신 성적과 교내 수상 실적, 동아리·봉사활동 등 비(非)교과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입시가 학종이다. 올해 전체 모집인원의 20.3%(7만2101명)에서 내년엔 23.6%(8만3231명)로 비중이 높아진다. 올해 76.8%를 학종으로 뽑는 서울대는 계속 비중을 높일 방침이어서 학생들이 교내 상 수상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교육부가 2011년 사교육 유발을 이유로 외부 경시대회 같은 교외 상 수상 경력의 학생부 기재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학교생활을 얼마나 충실하게 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비교과 상을 유의미하게 평가한다. 교내 상이 남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교육부는 작년부터 교내 상을 사전 등록하게 하고 수상자도 참가 인원의 20% 이내로 제한했다. 하지만 강남권 고교에선 별별 상을 만들어 비교과 상을 평균 1074개나 수여할 만큼 교내 상은 입시 스펙용 소품으로 변질되고 있다.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놔도 학교의 대책을 못 따라가는 셈이다.

　상이란 학습동기 부여 차원에서 교육적 효과를 위해 주는 것이다. 대학들도 교내 상이 우후죽순 생긴 이유를 알고 있으니 입시 측면에서의 영향도 미미해졌다. 일선 학교는 무의미한 상장 남발을 자제하고 교육부도 교내 상과 학생부의 신뢰도를 높이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