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가속 횟수 등 ‘난폭 운전 맨얼굴’ 보여주니… ‘착한 운전’ 시동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9일 03시 00분


[교통사고 사망자 2000명 줄이자]<18> 대형차량 폭주를 막자
기본 지켜 사고 줄인 ‘용남고속’

《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울산 관광버스 참사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과속이었다. 당시 사고 버스는 제한속도가 시속 80km인 공사구간을 약 106km로 달렸다. 대형 차량의 경우 과속으로 인한 치사율이 일반 차량의 17배에 달한다. 최첨단 안전장치를 달아도 과속 앞에서는 무용지물인 것이다. 현장의 운전사와 전문가들은 ‘안전속도 준수’라는 기본에 충실해야 도로 위 참사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
 
13일 용남고속의 노선버스 운전사가 경기 수원시 권선구 본사 차고지에서 견습사원에게 운행 전에 운전 시 안전 유의사항을 알려주고 있다. 수원=변영욱 기자 cut@donga.com
13일 용남고속의 노선버스 운전사가 경기 수원시 권선구 본사 차고지에서 견습사원에게 운행 전에 운전 시 안전 유의사항을 알려주고 있다. 수원=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법으로 의무화한 것은 아니지만 10년 전부터 자체적으로 버스 운전사 관리에 가장 많이 투자했습니다. 그 결과 사고도 줄고 비용까지 아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전국에서 사업용 버스 보험료율이 가장 낮은 업체가 됐습니다.”

 경기 수원시 권선구에 차고지를 둔 운수회사 용남고속의 염태우 상무이사가 전한 교훈은 단순했다. ‘안전에는 왕도가 없다’였다. 용남고속의 보험료율은 대인 65%, 대물 135% 수준. 다른 운수회사의 절반가량으로 전국 최저다. 보험료율은 운수회사가 내야 하는 보험료 규모를 산정하는 기준 중 하나로 사고가 적을수록 낮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입사 때부터 안전운전 습관이 몸에 배도록 철저히 시행한 직원교육과 안전운전의 적극적인 보상이 있었다.

○ 안전운전 비결은 끊임없는 교육과 보상


 “올 8월 오토바이 운전자가 버스에 치여 사망한 곳입니다. 좌회전 구간이 좁은 편이니 특별히 속도에 신경 쓰세요.”

 13일 차고지에서 출발한 51번 시내버스에서 운전사 이만기 씨(55)는 지하차도 삼거리를 지나며 이같이 말했다. 함께 탄 견습사원은 꼼꼼히 그의 말을 받아 적었다. 이 씨는 제한속도(시속 60km)보다 속도를 더 줄인 채 오가는 차량들을 확인했다. 8년 동안 이 노선을 운행 중인 이 씨는 “최근 대형 버스 사고를 보면서 과속이 얼마나 위험한지 새삼 깨달았다”며 “안전운전 습관은 지속적인 교육과 실천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용남고속은 7일간의 신입교육 이후에도 매년 2∼4회 정기적으로 안전교육을 한다. 특히 안전운전을 실천한 운전사에게 적극적인 보상을 해주는 걸로 유명하다. 매달 회사 내 모든 차량의 연료소비효율(연비)이 공개되고 실적이 가장 좋은 운전사는 포상을 받는다.

 또 매일 디지털운행기록계(DTG)에 나온 급가속, 급제동 등 기록을 공개하고 있다. 필요한 경우 운전습관도 교정해준다. 이런 기록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매년 최우수 직원을 선정하고 동남아 해외여행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교통사고 감소와 회사 운영비 절감으로 돌아왔다. 보험료율이 크게 낮아졌을 뿐만 아니라 운전사의 난폭 운전도 감소했다. 경제 운전 덕분에 기존 연평균 220억 원가량이던 유류비가 5∼15%, 최대 20억 원을 줄였다. 과거 39억 원가량이던 노후 부품 교체비용도 해마다 10∼20%(약 4억 원)씩 줄였다.

○ “과속해도 5분 빠를 뿐”

 용남고속 버스 운전사 장기용 씨(60)는 20년간 무사고 운전을 달성한 공로로 올해 말 회사에서 보내주는 유럽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용남고속에서 유럽여행 포상은 장 씨가 처음이다.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천안, 온양 등을 지나는 시외버스를 운전하는 장 씨의 안전운전 노하우에는 화려한 기교란 없었다. 원칙에 충실하다는 것.

 잠실대교에서 강변북로를 지나 제한속도(시속 110km) 구간인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했다. 하지만 장 씨는 좀처럼 시속 90km 이상 속도를 내지 않았다. “20년 넘게 운전하면서 지키는 철칙이 있다면 과속하지 않는 겁니다. 과속이 모든 사고 발생의 근원이죠.”

 동탄 갈림목 3km 전 지점은 점심시간에도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버스전용차로 구간이라 속도를 낼 만했지만 장 씨는 시속 90∼100km를 유지했다. 그러면서 연신 옆 차로를 살폈다. 그는 “도로는 언제나 위험하다는 생각을 갖고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며 “빨리 가려고 제한 최고속도로 달려봤지만 결과는 신호 1개 정도 빨리 받는 정도였다. 5분 빨리 가자고 위험을 감수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고 강조했다.

수원·천안=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대형차량#폭주#용남고속#운전면허#관리#교통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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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추천 많은 댓글

  • 2016-10-19 09:10:25

    기사내용 중 보험료율은 보험처리 안하고 처리한 사고가 많아서 낮은것 아닌가? 그리고 기사님들 안전교육 안하는 회사가 어디있는가 이런식의 청탁기사로 인해 동아일보는 한걸음 더 퇴보할것이다. 기사청탁할 돈으로 버스 정비나 잘 하길 바란다.

  • 2016-10-19 09:05:18

    동아일보는 회사홍보도 해주는구나 돈받고 기사 써주는 냄새가 난다. 수원에서 용남 버스 자주 보아온 나로써는 이해하기 힘들정도로 용남 버스들 난폭운전 많이한다. 물론 모든 버스 기사님들이 다 그렇다라는 얘기가 아니다. 승객 안전에 신경쓰시고 모범운전 하시는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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