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찬병원의 착한 의료의야기]출산후 붓고 피곤하면 ‘산후 갑상샘염’ 의심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5일 03시 00분


상원의료재단 힘찬병원 박혜영 원장
상원의료재단 힘찬병원 박혜영 원장
“다이어트를 계속하고 있는데 좀처럼 부기가 빠지지 않아요.” “너무 피곤하고 춥고, 팔다리가 저려요.”

 출산 후 이런 증상이 있으면 대부분의 여성들은 산후 다이어트나 산후조리를 잘못한 탓으로 돌린다. 또 출산 후의 일반적인 증상으로 여기기 쉽다. 그러면서 민간요법 등에 의존하다 정확한 진단이 늦어지고 산후 우울증으로 잘못 치료받기도 한다.

 아기를 낳고 나면 여성의 몸에는 많은 변화가 온다. 대부분 일시적인 증상이지만 출산 후 관리는 중년 이후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부기를 단순한 출산 후 증상으로 보면 안 된다. 대개 출산 후 3개월 안에 임신 전 상태로 돌아오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체중이 줄지 않고 계속 피곤하다면 ‘출산 후 갑상샘염’을 의심하고 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

 갑상샘염은 면역 체계가 잘못 작동해 자신의 갑상샘(갑상선) 세포를 외부 세포로 인식하고 공격하는 자가 면역 질환이다. 임신 중에는 정상적인 면역 체계의 활동이 억제된다. 면역 체계는 자신의 세포가 아닌 외부 세포를 공격하도록 돼 있다. 태아도 일종의 외부 세포여서 면역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상태에서는 태아 세포들이 공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신 중에는 태아를 보호하기 위해 면역 체계 활동이 일시적으로 억제되다가 출산 후에 그동안 억제됐던 활동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출산 후에 갑상샘염이 잘 생기는 것이다.

 출산 후 갑상샘염은 산모 가운데 3∼5%에서 나타난다. 분만 후 3∼6개월에는 주로 갑상샘 기능 항진증으로 가슴이 두근거리며 땀이 잘 나고 신경이 예민해져 잠이 잘 오지 않는다. 그 후에는 주로 갑상샘 기능 저하증으로 피로감, 근육통, 관절통, 팔다리가 저린 느낌, 몸이 붓고 다소 추운 느낌이 든다.

 이러한 증상은 대부분 몇 주에서 몇 개월 지속되다가 출산 후 1년 이내에 자연 치유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3분의 1 정도는 갑상샘 기능 저하증으로 호르몬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자연 치유가 되었다 하더라도 다음 출산에서 재발할 수 있고 중년 이후에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첫 출산 때 증상이 나타나면 조기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좋다.

 따라서 출산 3개월 이후에도 부기가 빠지지 않고 목 부분이 부어 있거나 수시로 피곤한 증상이 있으면 꼭 검사를 받아 보아야 한다. 특히 어머니나 자매 중에 갑상샘염이 있다면 검사는 필수다.

상원의료재단 힘찬병원 박혜영 원장
#산후 다이어트#출산#산후 갑상샘염#산후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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