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고려-연세대 “내년 공동수업 개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일 03시 00분


하반기부터 정규과정 운영 합의
스타 교수 10명, 양교 오가며 수업… 先온라인 강의-後강의실 수업도
“학교-학문 벽 허물어” 시너지 기대

 ‘영원한 라이벌’ 고려대와 연세대가 교육 콘텐츠의 질 향상을 위해 손을 잡았다.

 양교는 스타급 교수 10명 이상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 수업을 정규 학점 과정으로 개설하기로 했다. 양교 교수들이 앞선 콘텐츠를 개발해 양교 학생들에게 업그레이드된 교육 서비스를 하기 위한 조치다. 국내 대표적 명문 사학으로 꼽히는 두 학교가 공동 수업을 마련해 학교 및 학문 간 장벽을 허물고 온라인 강의를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어 대학가에 미치는 파장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일 두 학교에 따르면 최근 학교 관계자들이 ‘시그니처 클래스(Signature Class)’와 ‘플립트 클래스(Flipped Class)’ 등의 형식으로 공동 과목을 운영하기로 합의하고 구체적인 운영 방안 마련을 위해 실무진을 구성했다.

 학교를 대표하는 강의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시그니처 클래스는 두 학교의 스타급 교수 10명 이상이 함께 나서서 전체 강의의 주제에 맞춰 각자 맡은 소주제에 따른 수업을 양교를 오고 가며 진행하게 된다. 내년 하반기에 최대 수백 명까지 들을 수 있는 정규 학점 강의로 개설될 예정이다. 예컨대 ‘자유와 정의’를 주제로 한 강의가 만들어진다면 첫 주는 고려대 정치학과 교수, 둘째 주는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와 같은 순서로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해 강의를 구성하게 된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와 성북구 고려대 안암캠퍼스에서 번갈아가며 강의가 이뤄지는 방식으로 16주 내외의 수업이 이뤄지는 것이다.

 역진행 수업이라는 뜻의 플립트 클래스는 전통적인 수업 방식과 달리 온라인 강의를 통해 먼저 공부한 뒤 강의실에서 수업하는 강의를 말한다. 학생들이 배워야 할 내용의 기초와 원리는 원하는 시간에 온라인 수업을 통해 미리 습득하고 강의실에서는 교수를 직접 대면하면서 토론식 수업을 진행할 수 있어 학습 효율이 높은 수업 방식으로 꼽힌다. 양교는 이 수업에서도 공동 강의를 위해 방법을 찾고 있다. 상대 학교가 개설한 온라인 강의를 듣는 것도 수강으로 인정하거나 온라인 강의 자체에 상대 학교 교수가 참여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 수업에 따라 교수들이 상대 학교에서 강의한 시간도 교육 시수로 인정되도록 하면 양교 간 협력이 더 깊어지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연세대 관계자는 “두 학교의 교수 인력과 학습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학교와 학과의 장벽에 구애받지 않는 수업을 제공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양교의 이런 협력 분위기가 지난해 취임한 염재호 고려대 총장과 올 초 취임한 김용학 연세대 총장이 과거부터 이어 온 각별한 친분의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대학들이 무한경쟁 체제에 들어선 가운데 교육 콘텐츠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새로운 시도란 평가도 나온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선두권에 서 있는 대학들도 교육 콘텐츠를 발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정지영 jjy2011@donag.com·김도형 기자
#연대#고대#공동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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