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내린 바다에서 중국 어선이 무리를 지어 경비함에 충돌 공격을 시도했어요. 이런 행위는 명백한 폭력적 저항에 해당돼 공용화기를 사용해 제압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1일 인천 옹진군 소청도 남서쪽 약 91km 해상에서 나포작전에 저항하는 중국 어선에 M-60 기관총을 발사한 김정식 중부해경 기동전단장(57·총경·사진)은 위성전화를 통해 당시 공용화기를 사용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 28일부터 인천과 전남 목포, 충남 태안해양경비안전서 소속 1000t, 3000t급 경비함 4척으로 구성된 기동전단을 이끌고 서해 배타적경제수역(EEZ)과 북방한계선(NLL) 주변에서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을 단속하고 있다.
김 전단장은 이날 오후 5시경 서해 특정 해역을 침범해 불법 조업에 나선 중국 어선을 레이더로 발견하고 고속단정을 출동시켜 2척을 나포했다. 그 순간 주변에 있던 중국 어선 30여 척이 단정과 경비함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무선 통신과 방송을 통해 중국 어선에 정선 명령을 내렸지만 집요하게 경비함을 쫓아왔습니다. 나포된 어선을 다시 탈취하겠다는 의도로 보였습니다.”
접근하는 중국 어선들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해도 좀처럼 물러나지 않고, 경비함에 충돌 공격까지 시도하자 그는 공용화기를 사용해 제압하기로 했다. 해경본부에 전화를 걸어 정당한 나포작전을 방해하며 저항하는 상황을 보고한 뒤 중국 어선에 공용화기 사용을 경고했다. 하지만 저항이 계속되자 김 전단장은 경비함 4척에 경고 및 조준사격을 지시했다. 4척의 경비함이 동시에 600∼700발을 발사하자 결국 중국 어선들은 추격을 포기하고 선수를 돌렸다.
2일 대청도 부근 해상에서 단속 업무를 계속하고 있는 그는 “해경이 공용화기를 사용했다는 소문이 퍼진 때문인지 인천 관할 해역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이 어제 500여 척에서 오늘은 300여 척으로 줄었다”고 귀띔했다. 김 전단장은 “정부가 지난달 중국 어선 단속 강화대책을 발표한 뒤 폭력 행위가 일시적으로 사라졌으나 대규모로 선단을 구성하는 중국 어선이 다시 폭력적 본색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정당한 법 집행에 또다시 폭력을 사용해 단체로 저항하면 함포까지 사용해 단속하겠다”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