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소방관의 근무 환경과 복지 수준을 대폭 향상하는 내용의 일명 ‘소방령 이병곤 플랜’을 발표했다. 이 소방령은 지난해 12월 3일 서해대교 2번 주탑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화하던 중 순직한 소방관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2020년까지 소방인력 2200명을 늘리고 부상 때 치료비를 전액 지원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소방령 이병곤 플랜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소방력 강화 태스크포스(TF)가 2개월에 걸쳐 현장 소방관들의 의견을 듣고 마련됐다. 인력 확충을 비롯해 근무 환경과 의료서비스 개선 등 6개 분야로 이뤄졌다. 이를 위해 2018년까지 2341억 원이 투입된다.
우선 내년부터 500여 명씩 4년간 소방관 약 2200명이 늘어난다. 현재 소방관 7388명이 근무 중인데 2020년에는 9534명이 된다. 이렇게 되면 119안전센터 등 현장인력이 24시간씩 근무하는 2교대가 사라지고 3교대 체제가 전면 실시된다. 현재 3교대 실시율은 82% 수준이다.
수량이 부족해 일부 소방관이 개인 돈으로 구입했던 특수방화복과 안전장갑 등 개인안전장비도 100% 예산으로 지급된다. 맞벌이 소방관이나 여성 소방관을 위해 내년부터 34개 소방서별로 24시간 보육이 가능한 어린이집을 지정 운영한다. 5억8000만 원에 이르는 비용은 전액 경기도 예산으로 지원된다. 여성 소방관을 위한 전용휴게실 30곳도 설치된다.
위험한 화재현장에서 다치거나 끔찍한 사고현장을 목격한 소방관들을 위해 치료비도 전액 지원한다. 고가의 자기공명영상(MRI) 검진비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심리치유비도 지원한다. 분당서울대병원 등 대형 병원에는 소방관을 전담 치료하는 의료 인력이 배치된다. 현재 187대인 노후 소방차는 2018년까지 전면 교체한다.
특수재난 장비 28종과 스파이더 포클레인 등 특수차량 5종을 갖추는 데 122억 원을 투입한다. 건립된 지 38년이 지난 성남소방서 등 낡은 소방서와 119안전센터는 매년 4, 5개씩 증·개축하거나 이전한다. 119안전센터별로 분산돼 있는 구급요원을 광역으로 묶는 119구급대를 2018년까지 34개 소방서 전체에서 운영한다. 또 지진이나 화학사고 등 특수재난에 대비한 맞춤형 종합훈련시설을 용인시 처인구 경기도소방학교에 설치한다.
남 지사는 이날 “일류 소방관이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첫걸음”이라며 “영웅을 영웅답게 대우하는 것이 최상의 소방력을 갖추는 지름길이란 생각으로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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