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동아일보]분통 치미는 최순실 게이트 언론, 본연의 책임 다하라 外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4일 03시 00분


분통 치미는 최순실 게이트… 언론, 본연의 책임 다하라

 요즘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과 관련한 언론들의 보도 경쟁이 치열하다. 동아일보도 2일자 A1면에서 “직접 대통령 지시를 받고 재단 일을 했다”는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의 입장을 단독 보도하는 등 뉴스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나날이 새롭게 드러나는 최 씨의 ‘국정 농단’, ‘국민 희롱’에 분통이 치민다. 최 씨의 국정 개입과 이권 개입 비위는 최고 권력과 맞물린 ‘게이트 수준’임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설마…’ 하고 한 가닥 희망을 놓고 싶지 않았던 국민들의 마음은 상처투성이다.

 두 가지 점에서 더욱 실망과 허탈함이 크다. 하나는 지금까지 드러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자금 모금액이 774억 원에 달해 2002년 한나라당의 ‘대선자금 모금’(800억 원) 사건에 견줄 수 있는 대형 비위라는 점이다. 그것도 대통령을 모시는 현직 대통령수석비서관이 사인(私人)을 위해 직접 뛰어다니며 모금하러 다녔다니,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가. 안 전 수석이 이미 “대통령의 지시였다”고 인정했지만 대통령의 개입 혹은 최소한 묵인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으로 미뤄 짐작할 뿐이다.

 다른 하나는 느닷없이 박 대통령이 개헌을 선언했던 것에 분통이 터진다. ‘개헌 카드’로 국민들의 눈을 다른 데로 돌리고 최순실 게이트를 덮으려 했던 의도 아니었던가.

 느닷없는 개헌 선언에 이어 느닷없는 총리 임명 등 개각 카드로 맞서는 대통령과 청와대는 아직도 국민의 분노를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제 언론과 국민의 몫이다. 비선 실세의 국정 농단을 막고 대한민국의 기강을 다시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은 ‘국민’이며,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언론’이다. 제 역할에 충실해야 할 때다.

▼ 배추 가격 내려, 소비 늘길 ▼

 10월 29일자 A20면 ‘토요스케치 김장철 앞두고 충남 최대산지 아산 배추밭 가보니’를 읽으니 매우 반가웠다. 현장을 찾은 기자의 예리한 시선이 돋보였다

 올여름 배추농사는 최악의 한 해였다. 7, 8월의 폭염과 가뭄으로 비단 배추뿐 아니라 다른 밭작물 역시 생산량이 급감했다. 그래서 배춧값이 폭등하여 ‘금추’라 불릴 때는 대형마트 등지에 가서 포장김치를 사다먹었다. 배추 한 포기에 1만 원씩을 주고 배추김치를 담갔다면 더 많은 비용이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전체 가중치를 봤을 때 배춧값이 전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지적도 맞는 말이다. 우리 부부의 스마트폰 사용료는 월 10만 원을 훌쩍 넘어간다. 설령 배추 한 포기가 1만 원이라고 해도 휴대전화 요금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정작 김치를 담그는 데 들어가는 돈은 사실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소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주요 매체는 이를 침소봉대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배추는 착한 채소다. 김치를 담그자면 고추와 마늘, 생강과 새우젓 등 부속재료까지 수요를 견인한다. 건강에도 좋다. 날이 차가워지면서 배추도 가격 고공행진의 날개를 접고 있으니 배추 소비를 늘려도 좋을 것이다.
  
제해치 부산대 홍보팀장·부산 금정구 홍경석 ‘오늘의 한국’ 취재본부장·대전 서구
#배추 가격#소비#최순실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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