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과 관련한 언론들의 보도 경쟁이 치열하다. 동아일보도 2일자 A1면에서 “직접 대통령 지시를 받고 재단 일을 했다”는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의 입장을 단독 보도하는 등 뉴스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나날이 새롭게 드러나는 최 씨의 ‘국정 농단’, ‘국민 희롱’에 분통이 치민다. 최 씨의 국정 개입과 이권 개입 비위는 최고 권력과 맞물린 ‘게이트 수준’임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설마…’ 하고 한 가닥 희망을 놓고 싶지 않았던 국민들의 마음은 상처투성이다.
두 가지 점에서 더욱 실망과 허탈함이 크다. 하나는 지금까지 드러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자금 모금액이 774억 원에 달해 2002년 한나라당의 ‘대선자금 모금’(800억 원) 사건에 견줄 수 있는 대형 비위라는 점이다. 그것도 대통령을 모시는 현직 대통령수석비서관이 사인(私人)을 위해 직접 뛰어다니며 모금하러 다녔다니,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가. 안 전 수석이 이미 “대통령의 지시였다”고 인정했지만 대통령의 개입 혹은 최소한 묵인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으로 미뤄 짐작할 뿐이다.
다른 하나는 느닷없이 박 대통령이 개헌을 선언했던 것에 분통이 터진다. ‘개헌 카드’로 국민들의 눈을 다른 데로 돌리고 최순실 게이트를 덮으려 했던 의도 아니었던가.
느닷없는 개헌 선언에 이어 느닷없는 총리 임명 등 개각 카드로 맞서는 대통령과 청와대는 아직도 국민의 분노를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제 언론과 국민의 몫이다. 비선 실세의 국정 농단을 막고 대한민국의 기강을 다시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은 ‘국민’이며,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언론’이다. 제 역할에 충실해야 할 때다.
올여름 배추농사는 최악의 한 해였다. 7, 8월의 폭염과 가뭄으로 비단 배추뿐 아니라 다른 밭작물 역시 생산량이 급감했다. 그래서 배춧값이 폭등하여 ‘금추’라 불릴 때는 대형마트 등지에 가서 포장김치를 사다먹었다. 배추 한 포기에 1만 원씩을 주고 배추김치를 담갔다면 더 많은 비용이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전체 가중치를 봤을 때 배춧값이 전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지적도 맞는 말이다. 우리 부부의 스마트폰 사용료는 월 10만 원을 훌쩍 넘어간다. 설령 배추 한 포기가 1만 원이라고 해도 휴대전화 요금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정작 김치를 담그는 데 들어가는 돈은 사실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소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주요 매체는 이를 침소봉대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배추는 착한 채소다. 김치를 담그자면 고추와 마늘, 생강과 새우젓 등 부속재료까지 수요를 견인한다. 건강에도 좋다. 날이 차가워지면서 배추도 가격 고공행진의 날개를 접고 있으니 배추 소비를 늘려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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