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출결 관리 3년 내내 부실…청담고 ‘실수’ 해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4일 14시 58분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졸업한 서울 강남구 청담고가 정 씨에 대한 출결 관리를 3년 내내 부실하게 해놓고도 '실수'라고 해명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학교가 정 씨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4일 서울시교육청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노웅래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청담고 감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정 씨가 2012년 3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청담고에 재학하는 동안 담임을 맡았던 교사 3명은 정 씨의 출석부와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 상에 '출석 인정'으로 표시해야 할 부분을 '출석'으로 기재하는 등 출석 관리를 부실하게 하고도 '실수'라고 해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씨는 고1 때 총 수업일수 194일 중 등교 후 조퇴일수가 134일이고, 훈련 등으로 인해 결석을 하고도 출석으로 인정받은 일수가 48일이지만 나이스 상에는 모두 '출석'으로 기록됐다. 원칙적으로 학생이 등교 후 조퇴를 하거나 체육특기생이 훈련 등을 목적으로 공문을 제출한 뒤 결석을 할 때는 '출석'이 아닌 '출석 인정'으로 기록돼야 한다. 2, 3학년 때도 1학년 때와 마찬가지로 나이스 상에 출석 표기 오류가 발견됐다.

이에 대해 1~3학년 담임교사들은 모두 정 씨의 출결 상황 기록에 대한 오류는 인정하면서도 관련 규정을 숙지하지 못해 저지른 '실수'라고 시교육청에 해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씨의 2학년 담임교사 황모 씨는 "출석부와 동일하게 나이스에도 출석 인정으로 등재해야 한다는 것을 잘 몰랐다"고 말했고, 3학년 담임교사 정모 씨는 "착오로 출석으로 처리했다"고 말했다.

청담고가 체육특기자의 연간 대회 출전 횟수를 4회로 제한한 교육당국의 지침을 무시하고 정 씨에게 최대 7회까지 대회 출전을 허용한 데 대해 당시 청담고 예체능부장이었던 이모 씨는 "합당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교장이 '책임은 본인이 진다'고 말해 지시에 따랐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당시 청담고 교장 박모 씨는 "학교 차원의 학생 출결 관리에 소홀한 측면이 있었음을 인정한다"면서도 "외압이나 청탁은 없었고 정 씨가 박태환, 김연아 선수처럼 운동을 전공할 것으로 예상해 적극적으로 도와줬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정 씨와 관련된 감사 대상 범위를 기존 중·고교에서 초등학교까지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정 씨는 2003년 3월~2009년 2월 경복초 재학 시절 각종 승마 대회와 성악 관련 행사에 참석했다. 특히 정 씨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출전해 금메달을 딴 5개 대회 중 4개 대회는 정 씨 혼자 출전한 대회라는 사실이 본보 보도(11월 3일자 A8면 참조)를 통해 드러났다.

시교육청은 또 정 씨의 고교 시절 학적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확정될 경우에 대비해 정 씨에 대한 고교 졸업 자격을 취소하는 것이 가능한지 법률 검토에 나서기로 했다.

노지원 기자 z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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