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7’이 발표된 이후 스타(별)를 받은 식당을 찾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8일 점심시간에 서울 종로구 사찰 음식 전문점 ‘발우공양’을 찾은 사람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그날은 이미 예약이 모두 완료되었습니다.”
쉴 새 없이 전화 벨소리가 울렸다. 8일 찾은 간장게장 전문점인 큰기와집 관계자는 “미쉐린(미슐랭) 스타를 받은 사실이 알려진 뒤 문의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세계 최고 권위의 식당 평가·안내서인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7’이 발표된 후 하루가 지난 8일. 선정된 24곳의 식당은 쇄도하는 손님과 문의 전화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이들 식당에 전화를 걸어도 대부분 통화 중인 경우가 많다.
사찰 음식 전문점 발우공양의 관계자는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되기 전에도 점심시간에는 거의 모든 좌석이 찼다. 다만 문의 전화가 평소보다 2, 3배는 많이 오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른 식당들도 마찬가지다. 한식당 곳간(별 2개)도 “예약이 2배 이상 늘었다. 이미 11월에는 점심과 저녁식사 예약이 거의 끝난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식당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단골손님들은 아쉬움이 역력했다. 큰기와집을 찾은 박기섭 씨는 “자주 이용하던 식당이다. 미쉐린 가이드 선정 때문에 앞으로 먹기 힘들어질 것 같아서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한식당 품(별 1개) 관계자는 “앞으로 손님이 더 몰릴 것으로 예상돼 단골손님들이 발 빠르게 이번 주에 예약하는 분위기다”라고 귀띔했다.
선정 식당이 발표됐지만 ‘그림의 떡’이라는 분위기도 있다. 진진(별 1개·최저 7000원)과 하모(별 1개·최저 8000원), 큰기와집(최저 2만2000원)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식당이 5만∼34만 원으로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인터넷 요리 카페 등에서는 “맛있는 요리를 추천한다고 하지만 결국 비싼 요리가 맛있는 요리라는 인식만 생긴다. 떡볶이, 순대 등의 서민 음식이 없는 점이 아쉽다”라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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