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영동고속도로’ 서원주나들목, 578억 혈세 들였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0일 13시 24분


11일 0시 경기 광주와 강원 원주를 연결하는 제2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는 가운데 이 고속도로의 도내 유일한 나들목인 서원주나들목의 개통이 지연되고 있다.

10일 원주시와 제이영동고속도로㈜에 따르면 서원주나들목은 전체 공사와 별도로 뒤늦게 착공된 탓에 공기가 연장돼 다음달 20일경 완공 예정이다. 그러나 시의회가 서원주나들목의 민간 위탁을 문제 삼고 있어 공사가 마무리되더라도 국토교통부의 도로 사용 개시 승인은 불투명하다.

이 때문에 서원주나들목은 진입로 건설비용을 포함해 국비와 시비 등 578억 원을 들여 만들어놓고도 활용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혈세 낭비는 물론 원주권 시민들은 원거리의 나들목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서원주나들목은 당초 제2영동고속도로 건설 계획에 없었지만 원주시가 기업도시 활성화를 위해 인근에 나들목 건설을 제기하면서 뒤늦게 포함됐다. 2012년 민간 사업시행자인 제이영동고속도로와 건설비용 578억 원 및 30년간 운영비용 240억 원을 원주시가 맡는다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고 이에 따라 지난해 공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최근 원주시의회가 건설비와 운영비를 혈세로 메워야 하는 것은 불합리한 처사인데다 해당 협약은 지방자치법에 따라 시의회 동의를 얻어야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협약 원천 무효를 주장하면서 사태가 불거졌다.

박호빈 원주시의회 의장은 "협약 당시나 그 후에도 의회에 보고 하나 없었던 집행부의 일방적인 처리에 대해 참으로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며 "시설물이 국가에 귀속된 만큼 운영비는 소유권자인 국가와 운영사인 제이영동고속도로가 부담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의회가 반발하자 원주시도 제이영동고속도로에 재협상을 요구했지만 이 업체는 당초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서원주나들목 개통을 둘러싼 논란은 장기화될 우려마저 안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당초 원주시 요청에 따라 서원주나들목 건설이 시작됐고 협약까지 이뤄진 만큼 협약 내용이 지켜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제2영동고속도로는 총길이 56.95㎞로 서울 상일나들목에서 원주까지 거리가 기존 101㎞에서 약 86㎞로 줄고 운행시간도 77분에서 54분으로 단축된다.

이인모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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