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월드 시행사 박문수회장
“1998년 계약때 자기 방식 고집… 분양땐 모든 도우미와 사진찍어”
“굉장히 직설적이고 호탕하더라.”
1998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트럼프월드 아파트의 시행을 맡았던 ㈜미래와가치 박문수 회장(74·사진)은 1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기억력이 좋고 계산이 빨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대우건설이 시공한 ‘트럼프월드’ 아파트의 1998년 브랜드 계약을 맺은 주역이다.
박 회장은 “계약 당시 ‘내가 로열티를 줄 테니 한국에서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했는데 트럼프는 이를 거부하며 ‘사업장별로 계약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 계산을 달리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속내가 읽히는 대목이다.
또 1999년 5월 여의도 트럼프월드 분양 당시 본보기집을 방문해 “한국엔 이렇게 미인들만 사느냐”고 박 회장에게 물었다고 한다. 그러고는 “사진을 찍고 싶은데 당신은 빠지고 저분들하고 사진을 찍고 싶다”며 현장의 모든 도우미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고 박 회장은 전했다.
박 회장이 트럼프월드 브랜드 계약을 한 이유는 당시 시공을 맡은 대우건설이 워크아웃을 받자 “부도난 회사 아파트를 누가 분양받겠느냐”는 위기감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는 “재미동포들이 뉴욕 트럼프월드에서 한 번만 자 봤으면 할 정도로 인기가 높아 한국에 브랜드를 들여오면 잘 팔릴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현지 동포들이 여의도 트럼프월드를 1300만 달러(약 150억 원)어치를 구입하면서 외환위기 당시 외화 유입에도 기여했다고 했다. 동포들도 아파트 값 3배, 환차익 2배 등 막대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트럼프월드 브랜드 이후 기존 아파트의 명칭이 래미안, e편한세상 등으로 브랜드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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