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문에 대한 관심 때문일까. 큰 보름달이 다가오면 지구에 재앙이 생긴다는 괴담이 SNS를 타고 확산되고 있다. 13일 충남 보령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3.5 지진도 슈퍼문과 관련이 있다는 의심이 커지는 것. 결론부터 말하면 슈퍼문이 지진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은 낮다.
실제로 14일은 지구 주위를 타원형 궤도로 공전하는 달이 지구와 가장 가까워지는 '달 근지점' 현상이 보름달이 겹치면서 큰 보름달이 뜨는 날이다. 이른바 슈퍼문으로 불리는 현상으로 이때 지구와 달의 거리가 가장 멀 때에 비해서 최고 14% 더 크고 30%나 더 밝은 달을 볼 수 있다.
슈퍼문 대재앙설은 달 근지점 현상과 달이 차오르는 시기가 맞물렸을 때 세계 각지에서 기상이변과 재해가 많았다는 내용이다. 2005년 인도네시아 쓰나미,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슈퍼문 현상이 나타나기 직전에 발생한 자연재앙이라는 것. 보령지역에서 발생한 지진도 슈퍼문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달의 인력이 가장 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시기인 만큼 지구의 지질환경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달의 인력이 지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기상청 유용규 지진화산감시과장은 "달의 인력이 지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근거가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동일본 대지진 당시 미국 지질조사국(USGS)도 "해와 달이 일직선상에 있을 때 지각판에 압력을 줄 수 있으나 지진과의 연관성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달의 인력이 강해지면서 지각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상식적인 수준의 언급은 일부 나오지만 이 역시 달의 인력이 지각판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과학적인 계산을 내놓진 못한다. 한 지진관련 전문가는 "지진은 지질학적인 요인 등이 더 결정적이고 달의 인력은 만에 하나 영향을 받는다고 해도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슈퍼문은 1948년 이후 68년 만에 가장 큰 보름달이다. 앞으로 18년 뒤인 2034년 11월 25일에야 다시 만날 수 있다. 오늘부터 달의 인력이 강해지면서 국립해양조사원은 16일까지 바닷물 높이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고 해안가 저지대는 침수나 범람피해가 없도록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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