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강진-영암 3개군 “상생협력” 팔 걷어붙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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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대상 1박2일 투어버스 운행… 강진만 갈대숲-다산초당 등 둘러봐
관광지 홍보-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농특산물 공동판매 등 8개분야 협력
운동선수단도 공동유치해 수익 짭짤

전남 장흥군, 강진군, 영암군 투어버스 운행 첫날인 5일 강진군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병영면 하멜기념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진군 제공
전남 장흥군, 강진군, 영암군 투어버스 운행 첫날인 5일 강진군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병영면 하멜기념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진군 제공
 전남 중부권에 위치한 장흥군과 강진군, 영암군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생활문화권이 같아 예로부터 이웃사촌처럼 친하게 지냈다.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월출산(해발 809m)과 탐진강은 3개 군을 끈끈하게 이어줬다. 3개 군이 상생 협력을 통해 지역 발전의 미래를 개척하고 있다. 소지역주의를 극복하고 지역 발전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협력 사업이 하나씩 결실을 보면서 자치단체 간 상생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 전국 최초 투어버스 운행

 장흥군과 강진군, 영암군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관광객을 대상으로 이달부터 내년 12월까지 1박 2일 투어버스를 운행한다. 투어버스는 5일 70명의 관광객을 태우고 강진군에서 출발했다. 첫 운행인데도 홈페이지 게시 4시간 만에 모집이 완료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방문객들은 강진군 병영면에 위치한 수인관에서 점심을 먹고 병영성, 하멜기념관을 거쳐 청자박물관, 민화뮤지엄, 가우도를 둘러보고 강진읍에서 숙박을 했다. 이어 강진만 갈대숲, 다산초당, 장흥 정남진토요시장, 우드랜드를 거쳐 서울로 돌아갔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투어버스 운행이 남도의 숨겨진 관광자원들을 널리 알리고 관광객 유치를 통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등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어버스 이용료는 4만9000원으로 식비와 여행자보험료는 별도 부담이다. 매주 토요일 출발해 1박 2일 일정으로 강진∼장흥, 장흥∼영암, 영암∼강진의 3개 코스를 둘러볼 수 있다. 투어버스 운행은 올해 지역행복생활권 선도 공모사업에 선정된 게 계기가 됐다. 3개 군은 대도시 직거래장터 운영, 공동 스포츠마케팅, 관광객 공동 유치 계획을 담은 ‘상생나무 행복디자인 사업’ 계획을 2월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의 2016년 지역행복생활권 선도사업에 제출해 최종 선정됐다. 총사업비 24억 원 중 80%인 국·도비 18억9600만 원을 지원받게 돼 그동안 군비를 나누어 시행하던 상생 협력사업들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장흥, 강진, 영암군 농특산물 직거래장터는 3개 군 상생 협력사업 중 하나다. 올 4월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농특산물 직거래장터에서 강진군의 버섯 재배 농민이 표고버섯을 판매하는 모습. 동아일보DB
장흥, 강진, 영암군 농특산물 직거래장터는 3개 군 상생 협력사업 중 하나다. 올 4월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농특산물 직거래장터에서 강진군의 버섯 재배 농민이 표고버섯을 판매하는 모습. 동아일보DB

○ 상생 협력으로 지역 발전 견인

 3개 군이 상생 협력에 시동을 건 것은 2014년 7월. 3개 군은 1년 전체 예산이 3000억 원 안팎이고 재정자립도 또한 13% 미만으로 자치단체 간 과열경쟁이 동반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공감했다. 곧바로 ‘상생협력정책협의회’를 구성하고 농특산물 공동 판매 등 8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3개 군은 10, 11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지역 농특산물 직거래장터인 ‘한마음 254농부장터’를 연 데 이어 17, 18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아파트단지에서 행사를 갖는다. ‘254’는 각 지역 전통장날(장흥 2일, 영암 5일, 강진 4일)을 합친 말로 ‘이(2)날 오(5)셔서 사(4)세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올해로 4회를 맞는 254농부장터에선 한우, 파프리카, 표고버섯, 무화과 잼 등 146개 품목을 10∼30% 이상 싼값에 판매한다.

 기후가 따뜻하고 먹을거리가 풍부한 3개 군은 그동안 운동선수단을 유치해 짭짤한 소득을 올려 왔다. 하지만 부족한 숙박시설과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경기시설이 항상 문제였다. 이를 공동 유치와 분산 개최로 해결했다. 지난해 11월 초중고교 87개 축구팀 2000여 명이 참석한 ‘2015 전국 학교클럽 리그 왕중왕전’을 분산 개최해 ‘낙수 효과’를 톡톡히 봤다.

 김성 장흥군수는 “지난해 3개 군이 9000만 원을 지원했는데 올해부터 공모 사업비로 대회를 치를 수 있게 됐다”며 “스포츠마케팅 분야에서 전국적으로 국·도비 지원을 받은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상생 협력 사업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3개 군은 지난해 1월부터 세종시에 공동사무소를 마련하고 군별로 6, 7급 1명씩을 파견해 운영하고 있다. 전동평 영암군수는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자치단체 간 연대가 해법이라는 인식을 함께하고 손을 맞잡았다”며 “공동사업이 성과를 내면서 3개 군의 발전에 탄탄한 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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