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청년들 창업 꿈 잇는 ‘글로벌 창업 플랫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7일 03시 00분


창업 공유 사무실 ‘개라지플러스’

 ‘달을 향해 쏴라. 달을 놓치더라도 별들 중에 어딘가에는 닿을 것이다.’

 대만 타이베이(臺北) 중심가인 중산베이(中山北) 로에 자리한 창업 공유 사무실 ‘개라지플러스(사진)’ 라운지 벽에는 이런 문장이 적혀 있다.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청년들이 같은 공간에서 밤늦도록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창업의 꿈을 쏘아 올리는 곳이다.

 개라지플러스는 대만 대기업들이 출자한 비영리 재단인 에포크재단이 2012년 설립했다. 사물인터넷(IoT), 헬스케어, 핀테크 등 기술 기반 사업을 하려는 벤처기업가를 선발해 3개월간 무료로 사무실을 준다. 최근 2년간 이곳을 이용한 창업팀은 70개에 이른다. 올해 투자자 22명, 전문가 12명, 기업인 28명이 이들에게 꾸준히 컨설팅을 제공한다.

 개라지플러스에 입주해 주차 관련 스타트업 ‘PKLOT’를 운영하는 위쯔웨이 대표(29)는 “이곳에서 만난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며 사업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 이런 창업 공간을 오가며 만나는 친구들이 회사 동료로 합류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개라지플러스의 특징은 외국인들도 이용할 수 있는 글로벌 창업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미래의 페이스북, 구글을 꿈꾸는 해외 스타트업들이 대만에 본사를 두고 대만 제조회사에 상품 제작을 맡기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해외 스타트업과 대만 기업의 협력은 침체된 대만 경제에 활력을 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최근 2년간 입주한 70개 팀 가운데 22개 팀이 해외에서 왔다. 미국 캐나다 독일 네덜란드 이탈리아 인도 싱가포르에서 20개 팀이 새로 선발돼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황자이 개라지플러스 매니저는 “이들 중 3분의 1은 개라지플러스를 이용해 본 스타트업이다. 대만의 파트너 사를 쉽게 소개받을 수 있어 재입주하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개라지플러스는 직접 해외 벤처를 찾아가 설명회를 열기도 한다. 서울에서도 9월 설명회를 개최해 대만 진출을 노리는 한국 스타트업을 찾았다. 사업 기반을 한국에서 대만으로 옮기려는 스타트업도 생겨나고 있다. 황 매니저는 “12월 입주 기업 신청을 받았더니 해외에서 77개 팀이 지원했다. 이 중 한국팀이 두 번째로 많다”라고 밝혔다.

타이베이=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개라지플러스#에포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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