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터치로 알람을 끄고 저녁에 터치로 하루를 마감하며 잠자리에 드는 우리는 하루 몇 번이나 스마트폰을 터치할까? 작정하고 세어보면 수십 번은 기본이며, 많게는 수백 번까지 하는 날도 있다.
전체 휴대전화 사용자의 82%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으며, 아이들에게조차 스마트폰은 낯설지 않다. 30개월 된 아이도 고사리손으로 ‘톡톡’ 터치를 하며 사진을 보고 게임을 한다. 특히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무심코 쥐여준 스마트폰을 계속 달라고 떼쓰는 아이, 그리고 게임 등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는 자녀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도 많다. 또 미디어에서도 스마트폰 중독과 소통 단절을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한 자료에 따르면 3∼9세 아동이 하루 평균 81분씩 스마트폰을 매일 사용한다고 한다. 실제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2015년 발표한 자료를 보면 대화보다 문자가 편하다는 아동의 응답도 52.8%나 된다. 또한 스마트폰 이용자들 중 19.6%는 하루 이상 혼자서 대화 없이 지낼 수 있으며, 일주일 이상 그 누구와도 소통 없이 지낼 수 있다는 응답도 7.9%이다. 혼자만을 위한 장난감이 늘고, 알고 있는 지식은 풍요로워졌지만 아이들의 대화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터치가 긍정의 작은 기적을 낳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 태어날 때부터 심장이 아픈 아기 ‘우주’가 있다. 우주의 사연이 온라인에 게재되자 터치와 댓글이 달리기 시작한다. “아가야 빨리 건강해져 우리 같이 이 세상 힘차게 뛰어보자” “어머니 힘내세요. 우주 잘 보살펴주세요. 저도 같은 아픔이 있어요” “비록 제가 초등학생이라 후원금을 못 내도 우주를 위해 열심히 기도하면 하늘도 도와주실 거예요. 우주가 건강하게 퇴원해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딸이 아끼는 원피스가 찢어졌다. 재고가 없어 새로 구입할 수가 없었던 엄마는 SNS에 사진과 사연을 올렸고, 기적같이 각지에서 원피스가 도착했다. 우리는 종종 터치와 댓글로 이슈를 만든 감동적인 사연을 접한다. 그리고 그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이곳저곳 관련 소식을 퍼 나르며 이야기에 이야기를 더한다.
아픈 아이를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우주 엄마부터 딸의 원피스 사연까지 이들을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터치, 바로 공감이었다. 그리고 이곳에 남겨진 터치와 댓글은 이 아이들에게 보내는 응원이자 바로 우리 스스로에게 보내는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이기도 했다.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수단도 각종 업데이트와 업그레이드를 통해 더 빨라지고 다양해졌다. 오늘도 우리는 자극적인 사진과 제목에 이끌려 너무나 익숙하게 터치를 누르며 혼자서도 즐거울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대 우리의 터치가 세상을 따뜻하게 변화시키는 나비효과의 시작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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