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1회용 도시락 반입 금지, 김밥·햄버거는 허용…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7일 14시 49분



한라산 생태계 교란을 막기 위해 탐방객 등이 사용하는 1회용 도시락 반입이 금지된다.

제주도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다음달 1일부터 한라산에 일회용 도시락 반입을 금지한다고 17일 밝혔다.

식사 후 도시락에 남은 음식물을 탐방로 주변이나 숲 속, 바위 틈 등에 버리면서 멧돼지 등이 먹이로 섭취하기 위해 탐방로에 출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해발 1600~1700m 주변 대피소 등지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일이 많아 멧돼지를 고지대로 유인하는 경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등줄쥐 등 설취류 등도 탐방객이 버린 음식물 쓰레기를 먹으면서 야생 먹이활동이 줄어드는 등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라산 텃새인 큰부리까마귀는 탐방객이 도시락을 꺼내면 수 십 마리가 한꺼번에 몰려들 정도로 습성에 변화가 생겼다. 음식물 쓰레기가 부패하면서 한라산 샘물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학여행을 하는 학생 단체가 대부분 1회용 도시락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조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장은 "1회용 도시락 반입금지 조치를 계기로 자연생태를 최대한 보전하며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한라산을 만들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라산국립공원 측은 1회용 도시락 반입을 금지하는 대신 김밥과 햄버거 등을 허용한다. 국립공원 내 어리목휴게소, 영실휴게소, 윗세오름 대피소, 진달래밭 대피소 등에서 컵라면과 스낵류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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