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일바이크 잔치’는 끝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8일 03시 00분


전국 지자체 앞다퉈 도입 포화상태… 삼척-춘천 등 강원도內 7곳서 운영
정선 레일바이크 이용객 감소 뚜렷… 전문가 “신규진출 지양해야” 주장

강원 정선군 여량면 구절리의 레일바이크. 국내 대표 레일바이크로 불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타 지역에도 레일바이크가 곳곳에 생기면서 이용객이 줄고 있다. 동아일보DB
강원 정선군 여량면 구절리의 레일바이크. 국내 대표 레일바이크로 불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타 지역에도 레일바이크가 곳곳에 생기면서 이용객이 줄고 있다. 동아일보DB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사업자들이 앞다퉈 도입한 레일바이크가 포화 상태에 이르러 신규 진출을 지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이영주 강원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정책메모 ‘레일바이크와 강원도’를 통해 “지금은 레일바이크로서의 활용도가 높을 수 있지만 소비 트렌드가 급변하는 시대인 만큼 사업의 장래를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레일바이크가 우후죽순 격으로 만들어져 특색 없는 관광지로의 전락이 우려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2004년 경북 문경에서 처음 운영을 시작한 레일바이크는 현재 전국 25곳에서 운영 중이다. 강원도에서는 2005년 개장한 정선 레일바이크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2010년 이후 삼척, 춘천, 원주, 화천, 강릉 등에서 잇달아 문을 열면서 7곳이 운영되고 있다.

 더욱이 이달부터 ‘국토의 이용 및 계획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으로 철도 유휴 부지를 용도 지역에 상관없이 레일바이크를 이용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돼 지자체의 레일바이크 도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레일바이크는 2009년 궤도운송법 개정으로 도시지역(상업지역) 등 극히 제한적인 지역에서만 운영할 수 있어 시설 확장 및 신규 진입에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시장 과열은 일부 레일바이크의 이용객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내 대표 레일바이크로 꼽혀온 정선 레일바이크는 하향세가 뚜렷하다. 정선 레일바이크는 2005년 개장 이후 매년 이용객 증가세를 보이다 다른 시군에 레일바이크가 생긴 2011년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17일 정선군에 따르면 지난해 이용객은 27만2418명으로 이용객이 가장 많았던 2010년 37만862명에 비해 27% 감소했다. 올 이용객도 이달 16일까지 21만960명으로 집계돼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성수기나 주말, 휴일이면 전날 밤부터 표를 구하기 위해 줄을 서고, 지역 할머니들이 줄서기 아르바이트까지 하던 진풍경도 이제는 거의 사라졌다.

 이 연구위원은 “강원도는 전국적으로 레일바이크 사업지가 가장 많고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하게 증가했다”며 “신규 진출을 최소화하고 타 사업과의 집적화, 인근 시설과의 연계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철도 폐선 부지를 레일바이크가 아닌 복합적인 관광자원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어 광주에 조성된 7.9km의 푸른길 공원과 전북 군산의 경암 철길마을, 경북 청도 와인터널 등을 벤치마킹 사례로 들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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