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중고교서 초등학교로 확산… 익산-군산-김제로 빠르게 번져
수능 계기로 전파속도 더 빠를수도
전주를 중심으로 전북 도내 학교에서 예년보다 빠른 시기에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10월 하순부터 전주 시내 중고교에서 환자가 발생하기 시작해 이번 주 들어서는 초등학교로 빠르게 확산되고, 익산 군산 김제 등 인근 도시로까지 번져 가고 있다. 특히 17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계기로 전파 속도가 더 빨라질 가능성도 있어 학교와 보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전북도와 도교육청은 독감 유행 시기가 아닌데도 유독 전북에서만 인플루엔자가 학생들 사이에서 빠르게 번지는 이유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인플루엔자는 잠복기가 길면 1주일가량이어서 추가 환자 발생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일반병원의 간이검사 결과 A형 독감으로 확인됐다”며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변이가 잘 일어나기 때문에 2009년 발생한 신종인플루엔자와 같은 바이러스일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세부적인 바이러스 타입을 정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17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10월 23일 전주 시내 한 학교에서 첫 환자가 보고된 뒤 현재까지 20개 학교에서 281명의 인플루엔자 환자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완치되고 현재 136명이 입원 또는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지역별로는 전주 16개교, 익산 2개교, 군산 김제 각각 1개교이다. 학교별로는 초등 6개교, 중학교 및 고교 각각 7개교이다.
이번 독감은 지난달 하순부터 3주 사이에 150여 명이 발생하는 등 초기에는 전파 속도가 빠르지 않았으나 이번 주 들어서만 130여 명의 환자가 새로 발생해 전파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10월 말까지 1명이던 신규 발생 환자는 이달 들어 첫째 주 13명에서 둘째 주 134명으로 늘어났고, 이번 주 들어서는 목요일 현재까지 130명을 넘어섰다. 그동안 중고교생들이 많이 걸렸지만 이번 주부터 초등학생 15명이 신규 환자로 확진되는 등 초등학교에 번지고 있다. 지역적으로도 익산시와 김제시에서 2명씩의 학생 환자가 나오며 도내 전체로 확산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인플루엔자의 유행 시기는 통상적으로 12월부터 5월까지다. 전북을 제외한 다른 시도 학교에서 보고된 학생 인플루엔자 환자는 전국적으로 10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전북도교육청은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인플루엔자 환자가 많이 발생한 학교를 대상으로 위생점검을 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독감 확진을 받았거나 의심되는 학생은 학교장 재량으로 5일가량 등교를 중지시키고 있다. 학교별로 손소독제와 마스크를 비치하고 가정에 주의를 당부하는 가정통신문을 보내도록 했다. 고3 수능 수험생 가운데 확진 환자는 별실에서 시험을 치르도록 조치했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전북의 학교에서만 때 이르게 인플루엔자가 확산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면서 “더 확산되지 않도록 개인위생 등을 철저히 하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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