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구상나무 복원작업 본격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8일 03시 00분


10년간 국비 등 26억원 투입… 고사원인 규명 등 사업 추진

 기후변화 등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한라산 구상나무를 되살리는 복원 작업과 보전 방안 연구 등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내년부터 2026년까지 10년 동안 국비 등 26억 원을 들여 한라산 구상나무 쇠퇴 및 고사 원인 규명, 자생지 복원 기술 개발, 보전 방안 연구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세계유산본부 측은 올해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소장한 1948년 이후 항공사진 등을 비롯해 구상나무 관련 사진 자료 1만3000여 장을 확보해 분포 및 밀도 변화에 대한 분석 작업을 했다. 내년에 한라산 구상나무 분포 지역에 대한 정밀 항공촬영을 실시한 뒤 구상나무 개체의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생육 현황을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갖춘다. 다양한 조사를 거쳐 자생지 내 복원 규모와 수량 등을 선정한 후 수령, 심는 시기, 식재 방법 등을 달리해 복원한다.

 구상나무의 쇠퇴와 고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잎의 엽록소 측정, 광합성량 변화 등 다각적인 생리적 요소를 연구한다. 토양 수분 및 미량원소 결핍 같은 뿌리 환경은 물론 강수량 및 온도 변화 등 서식지 외부 환경 분석을 통해 고사 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구상나무 등 한라산 희귀특산식물 복원을 위해 제주시 해안동 일대에 2만 m² 규모의 종 보전용 양묘 생산기반시설을 마련해 연간 3만 그루의 구상나무를 육성할 계획이다.

 수형이 피라미드를 닮은 구상나무는 해외에서 크리스마스트리로 많이 쓰인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영국과 미국에서 유통되는 구상나무 원예 품종 31개를 분석한 결과 모두 한라산 구상나무가 기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상나무는 한라산에서 해발 1300m 이상 고지대 52곳에 분포하고 있다. 대단위로 군락을 이룬 것은 세계적으로 제주도가 유일하지만 숲 절반이 말라죽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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