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인천 중구 영종도 관세국경관리연수원 탐지견 훈련센터에서 관세청 직원이 훈련용 수건(더미)을 들고 마약탐지견 후보 3마리와 ‘놀이 훈련’을 하고 있다. 현재 자견훈련 중인 이 개들은 우수한 마약탐지견의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은 복제견이다. 인천=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요즘에는 X선 판독기는 물론이고 이온스캐너(15일 이내 마약을 투약했거나, 마약을 만졌을 경우 반응하는 기계) 같은 첨단장비가 마약 밀수 적발에 쓰인다. 하지만 관세청 관계자들은 밀수 현장에서 각종 첨단장비보다 믿을 만한 동료는 마약탐지견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관세청 산하 관세국경관리연수원 탐지견훈련센터는 마약, 폭발물, 총기 탐지를 위한 탐지견 98마리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마약탐지견 25마리가 전국 세관과 공항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관세청의 전체 마약 적발 건수 325건 중 112건을 이 탐지견들이 적발했다.
특히 사전 정보수집이 어려운 소량 밀수를 단속하기 위해서는 탐지견의 능력이 필수적이다. 신재경 인천본부세관 전문경력관은 “특히 방학 철에는 귀국하는 유학생들이 호기심에 가져오거나, 무엇인지도 모르고 짐에 넣은 대마를 탐지견이 찾아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개의 후각은 인간보다 약 400배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모든 개가 마약탐지견이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탐지견 후보는 생후 4개월부터 9개월까지 36주간 자견훈련(유치원교육) 과정을 거쳐 엄선된다. 탐지견 후보가 된 개는 16주간 성견훈련을 받는다. 그동안 마약 냄새를 기억하고 찾는 훈련이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마지막으로 현장훈련까지 거치면 최종 평가를 통해 탐지견 배지를 받는다. 이상호 탐지견훈련센터 팀장은 “성견훈련을 받는 개들이 탐지견이 될 확률은 30% 수준에 불과하지만 기존 마약탐지견의 뛰어난 유전자를 물려받은 복제견들은 80%에 이른다”고 말했다. 현재 탐지견훈련센터는 복제견 15마리(탐지견 3마리)를 보유하고 있다.
탐지견은 마약 탐지를 일종의 ‘놀이’로 생각한다. 핸들러는 훈련할 때 돌돌 만 흰 수건(더미)을 가지고 탐지견과 신나게 놀아준다. 이후 마약 냄새가 스며든 더미로 각종 훈련을 하는데 탐지견은 마약 냄새가 나는 곳에 가면 더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마약을 탐지한다. 당연히 마약을 찾으면 핸들러는 더미를 가지고 탐지견과 밀고 당기며 신나게 놀아줘야 한다.
마약탐지견으로는 활동적이고 호기심이 강한 래브라도 레트리버 종이 가장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품종은 성격이 온순하고 주인에 대한 복종심도 강하다. 지난해 9월에는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 산하 마약조직의 코카인 1t을 래브라도 레트리버 종 마약탐지견이 콜롬비아 엘도라도 공항에서 찾아내기도 했다. 마약조직은 코카인에 아연 산화물을 입힌 뒤 프린터 잉크로 위장해 박스 40여 개에 나눠 담았다. 그러나 마약탐지견 ‘모나’가 이를 찾아내 당국으로부터 특별훈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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