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포도와인산업특구’이자 최대 와인 생산지인 충북 영동에서 생산된 와인의 유통과 판매에 새로운 활로가 생겼다. 음료기업인 롯데칠성이 와인 제조와 유통 판매에 힘을 보태기로 한 것이다.
영동군은 21일 군청 상황실에서 롯데칠성음료㈜(대표이사 이재혁), 영동와인연구회(회장 편재영)와 ‘와인산업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영동군은 와이너리(와인 양조장) 육성을, 롯데칠성음료는 와인 제조와 유통 판매를, 영동와인연구회는 와인 생산 및 품질 향상을 각각 담당하기로 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박세복 영동군수와 이재혁 대표, 편재영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4월 청주에서 열린 충북소주 제2공장 준공식 당시 이시종 충북지사가 “충북에서도 와인이 생산되고 있으니 상생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롯데칠성음료 관계자에게 전달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영동군의 행정 지원과 영동와인연구회의 적극적인 참여가 더해지면서 이번 협약이 성사됐다. 롯데칠성음료는 2011년 충북소주를 인수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영동지역 농가 7곳에서 와인 원료 0.7t을 구입해 와인을 만든 뒤 ‘마주앙 영동’이라는 제품으로 다음 달 안에 제품을 출시해 전국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영동군은 이번 협약으로 와인 유통과 판매에 대기업의 상생협력이 더해져 영동 와인의 브랜드 이미지 향상과 농가 경쟁력 확보, 와인의 다각적인 판로 개척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세복 영동군수는 “영동 와인이 세계적인 와인들과의 품질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기술 보급과 판로 개척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영동 와인의 시작은 1996년 6월 지역 내 600여 농가가 힘을 모아 설립한 농업회사법인 ‘와인코리아’가 토종 브랜드인 ‘샤토마니’를 출시하면서부터다. 이전까지는 포도(캠벨얼리 품종) 생산 농가에서 팔고 남은 포도나 상품성이 떨어지는 포도를 이용해 집에서 담가 먹는 정도에 불과했다. 와인코리아는 설립 첫해 1만 병을 생산하는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 등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연간 12만 병 생산하는 중견기업이 됐다.
영동군도 와인코리아의 성공과 전국 최대 포도 재배 면적 및 생산량을 인정받아 2005년 국내 유일의 ‘포도와인산업특구’로 지정받아 와인산업 키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현재 농가형 와이너리 42곳에서 100여 종의 고품질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 와인은 전국 각종 품평회에서 상(賞)을 휩쓸며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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