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와 이혼-사별-별거하면… 자살위험, 男 2배로 늘고 女 34% 줄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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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 성인 1만9243명 조사 “성별 특성 고려한 예방대책 필요”

 이혼하거나 아내와 사별한 남성은 아내가 있는 남성보다 자살 위험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여성은 이혼, 사별 후에 오히려 자살 위험이 낮아졌다. 

 21일 이영훈 원광대 예방관리센터 교수팀이 2013년 질병관리본부의 ‘지역사회건강조사’에서 지난 1년간 자살 생각을 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성인 1만9243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대상자의 결혼 여부, 교육 수준, 가구 소득이 자살 시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배우자와 이혼, 사별했거나 별거 중인 남성의 자살 위험은 결혼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남성보다 2.1배 높았다. 미혼 남성의 자살 위험은 기혼 남성보다 1.3배 높았다. 반면 미혼 여성의 자살 위험은 기혼 여성의 75% 수준에 그쳤다. 결혼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여성보다 이혼이나 사별, 별거 등으로 혼자인 여성의 자살 위험이 34% 낮았다.

 또 남성은 가구 소득이 낮을수록 자살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월평균 가구 소득이 100만 원 이하인 남성은 400만 원이 넘는 남성에 비해 자살 위험이 1.9배 높았다. 여성은 소득 차이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대신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여성은 대졸 이상 여성보다 자살 위험이 2.4배 높게 나타나는 등 교육 수준이 여성의 자살 위험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교수팀은 “남성은 이혼, 별거, 사별을 겪거나 소득이 낮을수록 자살 위험이 높았고, 여성은 교육 수준이 낮고 술을 자주 마시거나 친구나 이웃 관계가 안 좋을수록 자살 위험이 높아졌다”며 “이처럼 성별 특성을 고려한 자살 예방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대한의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결혼#남성#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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