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기지에서 사용하는 난방용 경유 수십억 원어치를 조직적으로 빼돌린 운송기사와 군무원, 주유소 업자 등 50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14년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오산 평택 동두천 의정부 미군기지의 난방용 경유 435만 L(60억 원 상당)를 빼돌린 혐의(특수절도 등)로 운송기사 김모 씨(46) 등 28명을 구속하고 오모 씨(40) 등 2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은 인천 소재 저유소에서 경유를 싣고 나온 뒤 미리 결탁한 임모 씨(36·구속) 등 주유소 업자 7명의 주유소에 들러 경유를 빼내고 그만큼 가짜 경유나 등유를 채워 넣은 뒤 미군부대에 납품했다. 이들은 2만 L 용량의 유조차에서 많을 때는 한번에 1만6000L까지 빼냈다. 이를 위해 유조차를 불법으로 구조변경해 유량계를 조작하거나 비밀격실을 설치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했다. 특히 유조차 이동경로를 감시하기 위해 설치된 GPS를 떼어낸 뒤 정상이동경로를 운행한 것처럼 속이기 위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운반조를 운영하기도 했다. 주유소 업자들은 빼낸 경유를 시중가보다 1L당 500원이 싼 700원에 매입했다.
이들의 범행에는 오산 모 미군부대 소속 군무원 고모 씨(57·구속)도 공모했다. 25년간 유류담당업무를 해온 고 씨는 운송기사들의 범행 때마다 60만 원씩, 154차례에 걸쳐 1억여 원을 받아 챙겼다. 물류업체 A사는 2013년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국내 모든 미군기지 난방유를 공급했고 하청 운송업체인 B사는 1년 단위로 물류업체와 재계약을 통해 경유를 운송했다. 경찰은 주한미군기지 유류 운송기사들이 조직적으로 유류 절도 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1년여 간 수사를 거쳐 범행 일체를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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