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문을 연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가 운영비 부족으로 파행 운영되고 있다. 23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이 학교는 국내 8번째 영재고에 걸맞지 않게 각종 교육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1학년생 78명이 재학하고 있다.
도서관에는 도서 구입비가 없어 책이 없다. 컴퓨터실도 2곳 중 1곳에는 컴퓨터가 설치되지 않았다. 그랜드 피아노, 관악기가 있어야 할 음악연주실도 텅 비어 있다. 융합공작 실습실에는 책걸상만 있고 컴퓨터나 선반 목공시설을 갖추지 못했다. 더욱이 축구장과 농구장에는 골대가 없다.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가 파행 운영되는 것은 연수구가 학교 운영비 지원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학교의 올해 예산 29억5200만 원 가운데 25%인 7억3800만 원을 분담하기로 한 연수구가 지원을 거부했다.
학교 운영비 예산 분담 약속은 전임 고남석 구청장 때 이뤄졌다. 2012년 인천시와 시교육청이 함께 운영비를 분담하기로 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그러나 이재호 구청장이 취임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연수구가 분담하는 학교 운영비가 25%인 만큼 연수 지역에 사는 학생에 대한 안배가 있어야 운영비를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기초자치단체가 과학예술영재학교나 과학영재고에 운영비를 지원한 사례가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상적인 학사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자칫 부실 교육이 우려되고 있다. 학부모 A 씨(45)는 “인천시교육청이 예산 지원에 난색을 표하는 연수구와 더 이상 협상하는 건 무의미하다”며 “피해는 학생과 학부모가 보는 만큼 시교육청이 먼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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