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이화여대에 ‘정유라 특혜’ 관계자 28명 해임-징계 요구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이화여대가 특혜를 제공한 것과 관련해 교육부가 남궁곤 전 입학처장과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 학장 등 2명의 해임을 요구하는 등 관련자 28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

교육부는 18일 발표한 이화여대 특별감사 후속 조치로 감사처분심의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심의 결과를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감사처분심의위는 감사 내용을 토대로 감사처분 대상자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하는 내부 기구다.

교육부는 남궁 전 처장과 김 전 학장을 비롯해 면접평가 위원이던 이경옥 박승하 이승준 교수 등 3명, 이인성 의류산업학과 교수, 이원준 체육과학부 학부장 등 5명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했다. 특히 남궁 전 처장과 김 전 학장에게는 중징계(파면 해임 정직) 중에서 해임을 요구했고, 나머지 5명에 대해서는 학교 측이 자체적으로 징계 수위를 정하도록 했다.

남궁 전 처장은 면접 당시 평가위원들에게 ＂금메달리스트를 뽑으라＂고 말하는 등 입시 부정을 주도했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김 전 학장은 이대 체육특기생 종목에 승마가 추가되는 과정을 주도하고, 입시 부정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옥 체육과학부 교수 등 면접위원 3명은 정 씨보다 서류평가 점수가 좋은 학생들에게 면접 점수를 낮게 주는 등 입시 부정에 관여했다. 이인성 의류산업학과 교수는 정씨가 과제물을 제출하지 않자 대신 과제물을 만들었다.

교육부는 최경희 전 총장과 면접 평가위원 박모 교수 등 8명에 대해서는 경징계를 요구했다. 이밖에 입학전형 업무를 부실하게 한 책임을 물어 전 입학처 부처장 등 3명은 경고, 김선욱 전 총장 등 3명은 주의, 입학사정관 등 7명은 문책을 각각 요구했다.

이와 별도로 교육부는 중징계 대상자 7명과 면접 평가위원 박모 교수 등 13명을 고발하고, 최 전 총장과 류철균 융합콘텐츠학과장, 최순실 모녀 등 4명은 수사를 의뢰했다.

정 씨에 대해서는 입학 취소 및 9개 과목에 대한 학점 취소를 요구했다.

이화여대가 조직적으로 정 씨에게 특혜를 제공한 배경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수사권이 없는 행정기관의 감사 특성상 한계가 있다＂며 ＂이 때문에 최 전 총장 등을 수사의뢰했으며 수사를 통해 의혹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