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출신 대학생 ‘반값 기숙사’ 서울 강남에 세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5일 03시 00분


12월1일 수서역 인근 ‘남명학사’ 착공… 347억원 들여 2018년 2월 개관
지상 5층 규모… 2인실 200개 지어

서울 강남구 자곡로에 들어설 ‘남명학사’ 조감도. 남명 조식 선생 후손들은 이곳에 남명 선생 동상을 세우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 제공
서울 강남구 자곡로에 들어설 ‘남명학사’ 조감도. 남명 조식 선생 후손들은 이곳에 남명 선생 동상을 세우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 제공
 서울에 진학하는 경남 출신 대학생들을 위한 반값 기숙사인 ‘남명(南冥)학사’가 서울 강남에 들어선다.

 합천 출신 남명 조식 선생(1501∼1572)의 호를 땄다. 남명은 경북 안동의 퇴계 이황 선생(1501∼1570)과 함께 16세기 영남 유림을 이끈 실천적 지식인으로 꼽힌다.

 경남도는 24일 “홍준표 경남지사의 선거공약이자 역점 시책인 ‘서민 자녀 교육지원사업’의 하나로 남명학사를 다음 달 1일 서울에서 착공한다”고 밝혔다. 12월 1일 오후 1시 반부터 서울 강남구 자곡로 116(자곡동 632) 남명학사 예정지에서 열릴 착공식에는 홍 지사를 비롯해 박연환 재경경남도민회장과 회원, 경남 출신 국회의원, 남명 조식 선생 후손 등 3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축하 공연, 경과보고, 감사패 전달, 기념사, 기념 축포 순으로 진행된다.

 땅값을 포함한 남명학사 전체 사업비는 347억 원. 2018년 1월 공사를 마치고 2월부터 문을 연다. 4480m²에 지하 1층 지상 5층의 기숙사는 2인실 200개로 짓는다.

 여기에 1060m²의 도서관과 정독실, 체력단련장, 카페, 매점, 게스트룸, 다목적 강당, 경남농산물 홍보판매장, 택배실, 식당도 완비한다. 성흥택 경남도 교육지원담당은 “전체적으로 고급 콘도미니엄 수준으로 짓되 학생들 편의와 안전, 학습 분위기 조성에 무게를 두고 설계를 했다”고 말했다.

 남명학사에는 수도권 대학에 진학하는 경남지역 서민 자녀 또는 성적 우수 학생이 들어갈 수 있다. 학생 부담은 밥값을 포함해 월 15만 원 선. 서울지역 대학의 기숙사비는 2인실 기준 국공립이 월 15만 원, 사립은 30만∼40만 원이다. 대학가 원룸 생활비는 월 100만 원 안팎이 든다.

 남명학사가 들어설 곳은 고속철도(KTX) 수서역 인근이다. 주변에 강남 공공주택 지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강남 8단지 아파트, 도심공원 등이 있다. 바로 옆에 근린생활시설도 많다. 경부고속도로 양재나들목, 서울남부터미널과도 가깝고 서울역은 15km 거리다. 서울대는 직선거리로 14km , 고려대는 16km 정도 떨어져 있다. 가천대, 동서울대도 부근에 있다. 대부분의 주요 대학은 지하철로 1시간이면 갈 수 있다. 남명학사는 학생들의 등교 편의를 위해 지하철역까지 셔틀버스도 운행할 예정이다.

 경남도는 김혁규 경남지사 시절인 20년 전부터 서울에 기숙사 건립을 추진했으나 재원 조달, 용지 확보, 찬반 논란 등으로 진척이 없었다. 이미 강원, 충북, 전남·북, 제주 등 7개 시도는 서울에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기숙사의 월 사용료는 13만∼20만 원이다.

 김종환 경남도 교육지원담당관은 “지지부진하던 남명학사 건립이 서민 자녀 교육사업에 힘을 쏟는 홍 지사의 의지로 성사된 것”이라며 “남명 선생의 정신을 본받는 인재 양성의 산실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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