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아이들 실태 연구
첫 성매매 나이 48%가 13∼15세… 업주의 폭력-협박에 시달리기도
육혜련 충남대 평생교육원 교수는 올 7, 8월 대전시 10대 가출 청소녀(靑少女) 1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심층면접을 실시한 뒤 ‘대전지역 위기 청소녀의 가출과 성매매 경험 실태 연구’ 자료를 펴냈다.
연구 자료에 따르면 10대 가출 청소녀 102명 중 38%가 성매매 경험이 있었다. 첫 성매매 나이는 13∼15세가 48.6%로 가장 많았다. 종류도 룸살롱과 보도방, 조건만남, 안마방, 오피스텔 성매매 등 성인 여성과 다르지 않았다.
밤마다 공중화장실, PC방, 문이 열린 여관방 등을 전전하는 가출 청소녀에게 가장 절실한 것이 돈이었다. 가출 청소녀 A 씨(19)는 “밥 사줄 테니까 만나자”란 친구 연락을 받았다. 친구는 “투자하는 셈치고 100만 원 빌려줄게. 갚아”라고 했다. 결국 약속한 날까지 돈을 갚지 못하자 친구는 조건만남을 강요했다. 100만 원은 친절을 가장한 미끼였다. 또 대부분이 “그냥 앉아만 있으면 된다”, “공짜 술만 마시면 된다”란 거짓말에 속아 성매매에 발을 들였다.
성매매 업소에선 성구매자와 업주, ‘삼촌’으로부터 협박과 폭력, 성폭력에 시달렸다. 매일 밤 술 마시고 토하기를 반복하고 살이 찐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식사도 할 수 없었다.
B 씨(19)는 폭탄주를 만들기 위해 머리부터 발까지 맥주를 뿌렸다. 머리카락에서 맥주가 뚝뚝 떨어질 때면 “엄마 생각이 나고 울컥해서 ‘내가 이렇게까지 하면서 돈을 벌어야 되나’ 후회했다”고 말했다. C 씨(19)는 피부에 생긴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약을 발랐지만 술 때문에 효과가 없어 흉터가 남았다. 지울 수 없는 성매매의 흔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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