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청소년 사이버범죄 예방교육’ 인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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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찰청 올해부터 중고교서 진행, 50개교 3만여명에게 사례 들어 설명
청소년 사이버범죄 240여건 줄어

인천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숙영 경장(가운데)이 28일 남동구 구월여중에서 강의 중 학생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 제공
인천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숙영 경장(가운데)이 28일 남동구 구월여중에서 강의 중 학생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 제공
 “친구와 다툰 뒤 휴대전화로 욕설과 함께 ‘밤길 조심해라’와 같은 협박성 문자를 보내면 어떻게 될까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1년 이하 징역형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23일 오후 인천 부평구 청천중학교 2학년 3반. 인천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근무하는 강상형 경사(42)가 교단에 올랐다. 강 경사는 사이버 범죄의 유형을 사례로 들며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인터넷 사기와 저작권 침해, 모욕, 명예훼손, 음란물 유포, 신종 금융범죄 등에 대해서도 강의했다. 그의 강연 장면은 동영상을 통해 중계돼 전교생이 시청했다. 이경희 교사는 “사이버 범죄 수사를 직접 담당하는 경찰관이 강의해 집중도가 높았다”며 “학생들이 평소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친구에게 모욕감을 주는 문자를 보내는 행위도 범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인천경찰청이 올해 중고교를 찾아가 진행하는 사이버 범죄 예방교육이 호응을 얻고 있다. 3월 가좌고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50개교 3만2000여 명이 교육을 받았다. 경찰은 청소년들이 무심코 저지르는 사이버 범죄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이런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2014년 청소년 674명이 각종 사이버 범죄 혐의로 입건됐고 지난해에는 827명으로 늘었다.

 경찰교육원에서 사이버 범죄 전문강사 교육을 받은 강 경사와 이숙영 경장(38) 등 4명의 경찰관이 강사로 나서고 있다. 이들은 청소년들이 저지르기 쉬운 SNS를 통한 사이버 폭력과 음란물을 업로드하는 행위, 개인정보나 허위사실 유포 등의 심각성을 집중적으로 알리고 있다. 천

 지역 청소년들이 이런 혐의로 입건돼 처벌받은 사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교실 분위기까지 진지해진다.

 또 최근 휴대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물품구매 사기 행위가 늘어남에 따라 피해를 당하지 않는 방법 등도 가르친다. 온라인 게임에 중독될 경우 충동과 공격성이 늘어나고, 통제력을 상실하는 폐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한다. 휴대전화 중독 자가진단 테스트를 통해 경각심을 주고 있다. 교육받은 내용에 대한 문제를 내고 정답을 맞히면 휴대전화 충전기 등을 선물로 준다. 이승헌 사이버수사대장(47·경정)은 “일선 학교를 방문해 교육을 한 결과 올해 청소년 사이버범죄는 580건으로 지난해에 비해 240여 건이나 줄었다”며 “내년에는 관공서와 대기업, 군부대 등에서도 교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홈페이지(cyberbureau.police.go.kr)나 인천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전화로 신청하면 교육받을 수 있다. 032-455-2195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청소년 사이버범죄#사이버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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