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사회 실현”… 전문대학, 지역·산업 맞춤형 인재 키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30일 03시 00분


[특성화전문대학 육성사업 우수대학]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 교육개편으로 실무 인재 육성
올해 200개 이상 공공기관, 능력 위주 채용… 내년 더 확대될 듯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SCK사업)은 2014년 시작된 이래 지역산업과 연계한 전문대학의 특성화를 촉진하여 전문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산업 맞춤형 전문인력을 양성해 왔다. 특히 이 사업을 통해 전문대학이 국가직무능력표준(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에 기반을 둔 교육과정을 전면적으로 도입함으로써 학력이 아닌 능력 중심의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NCS란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 즉 지식 기술 태도를 산업부문별·수준별로 국가 차원에서 체계화해 표준화한 것이다.

 NCS는 2002년 개발이 시작됐으며 2013년부터는 산업계의 주도로 약 1만2000여 명의 산업 및 교육현장 전문가들이 개발에 참여하여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현재 NCS 개발 현황은 국가가 산업 현장에서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대분류(24개), 중분류(80개), 소분류(238개), 세분류(887개)로 체계화하여 구분하였으며 이 중 일부 유보 분야를 제외하고 847개의 세분류에 대해 직무능력표준 개발을 완료하였다. 세분류는 해당 분야에서 요구되는 특정 전공능력으로서 하나의 직업군으로 볼 수 있으며 산업체, 교육훈련기관, 자격기관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기업은 근로자 개개인의 직무능력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평가할 수 있어 채용과 승진 시 적재적소에 인력 배치를 할 수 있으며, 공정하고 효율적인 인사관리가 가능하게 된다.

 전문대학의 경우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을 통해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NCS 기반 교육과정을 도입하기 시작했으며 사업 3년 차인 올해 대부분의 대학에서 교육과정 개편이 일단락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4월 특성화사업 중간성과평가 자료에 따르면 전체 개설 교과목 대비 NCS 교과목 편성비중은 47.5% 였으며 올해 말 기준으로는 50%를 상회할 것이 확실시된다. 

 NCS 기반 교육과정의 도입 및 운영은 단지 산업체 요구에 부합되는 내용을 교육과정에 반영한다는 점 이외에 전문대학의 교육에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온 것으로 평가된다. 첫째로는 대학 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을 위한 PDCA(계획-실행-평가-환류) 기반의 표준 프로세스가 정립되었다. 과거 산업체 및 학생들의 요구에 관계없이 자신들의 편의에 입각하여 교육과정을 편성하던 관행을 탈피하여 재학생-졸업생-산업체의 수요를 조사하고 산업체 인사가 참여하는 학과별 교육과정위원회에서 공개적으로 교육과정을 개발 및 편성하게 되었다.

 즉, 과거에는 ‘가르쳐야 할 교육과정’이 아닌 교수들이 쉽게 ‘가르칠 수 있는 교육과정’으로 편성된 부분이 있었으나 NCS 기반 교육과정 도입으로 대학 교육과정 개발 및 개편의 절차가 표준화됨에 따라 산업체 수요를 반영한 교육과정의 개념이 대학 전반에 확산되었고 이를 통해 교육현장과 산업현장의 시차 및 미스매치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되었다. 두 번째로는 학생들의 직무능력평가에 절대평가 개념을 도입하여 일정 수준(하한선)에 미달하는 학생에게는 향상교육을 추가적으로 시행함으로써 모든 학생이 최소한의 직무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며, 또한 일정 수준(상한선)에 도달한 학생에게는 별도의 심화교육을 시행하여 학생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학생 중심의 교육을 시행하게 된 점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전반적으로 학생의 직무능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세 번째로는 교육과정 CQI(Continuous Quality Improvement) 체계를 도입하여 교육과정 전반에 대해 자체적으로 평가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교육과정에 대한 지속적인 품질개선 노력을 하게 된 점이다. 자체 평가에는 학사지원체제, 교육환경, 취업률 등의 교육성과, 교육만족도가 포함되며 평가 결과를 분석·환류하는 과정에서 학과 차원 및 대학 차원의 노력이 수반되어 교육의 질이 제고되고 이러한 개발-운영-평가-환류가 주기적으로 시행될 때 교육의 질 관리 체계가 고도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NCS 도입의 산업체 측면의 성과로는 산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직무를 대학 교육과정에 반영하여 직무 중심 채용 기반을 구축하게 되었다. NCS 기반 직무중심 채용이란 채용대상 직무를 NCS 기반으로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직무의 상세 내용 및 직무능력 평가기준을 정하여 사전에 명확하게 공지하며, 해당 평가기준을 토대로 인재를 선발하는 채용 방식을 의미한다. 즉, 학벌이나 스펙을 탈피하여 능력 중심으로 인재를 채용함으로써 신입사원의 재교육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취업준비생은 명확한 채용 기준을 모르는 상태에서 직무와 무관한 다양한 스펙을 쌓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소모할 필요 없이 희망 분야의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노력만 하면 된다. 올해 200개 이상의 공공기관이 NCS 기반 채용을 선도적으로 도입했고 내년에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교육부에서는 성공적인 NCS 기반 교육과정의 정착 및 확산을 위해서는 현장의 애로사항을 취합·전달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거점’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여 올 6월 8개 전문대학을 ‘NCS 거점센터’로 지정하였다. NCS 거점센터 지정 대학은 특성화사업 유형별, 권역별로 네트워크의 중심축이 되어 정보 교류의 창구 역할을 담당하며 또한 NCS 운영 사례집 발간, 교직원 교육연수, NCS 홍보 등을 통해 NCS 기반 교육과정의 효율적 정착 및 확산을 위한 노력을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ncs#특성화전문대학#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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