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닭 산지인 경기 포천시에 이어 최대 오리 산지인 전남 나주시에서도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경기 지역에서는 AI 의심신고를 한 농장들을 달걀수거차량이 오간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전라남도는 28일 오리의 산란율이 떨어진다는 내용의 AI 의심신고가 접수된 나주시 공산면 종오리 농장의 시료를 분석한 결과 H5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29일 밝혔다. 방역당국은 고병원성 여부를 조사하는 한편 이 농장에서 새끼오리를 분양받은 42개 농가를 추적 조사하고 있다.
전국 최대의 오리 산지인 나주에서는 100개 농가가 167만 마리의 오리를 키우고 있다. 전국 사육 오리의 10%에 해당하는 수치다. 인근 영암에선 54농가에서 오리 110만 마리를, 무안에서는 31농가에서 오리 44만 마리를 키우고 있다. 전남도는 도내 거점소독시설 30곳 이외에 나주와 영암에 이동통제초소 6개를 설치해 운영하는 등 AI 확산 방지에 나섰다.
경기 지역에서는 AI 의심신고를 한 농장들을 달걀수거차량이 오간 사실이 드러나 '농장 간 전파'로 AI가 확산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경기도와 이천시 등에 따르면 22일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포천시 산란계(알 낳는 닭) 농장에서 달걀을 수거하던 차량이 25일 AI 의심신고를 한 이천시 설성면 산란계 농장을 이달 들어 3차례 왕래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차량은 포천 농장이 AI 의심신고를 한 22일에도 이천 농장을 방문해 달걀을 수거해갔다. 경기도 관계자는 "해당 농장들에서 나온 계란은 이미 모두 소비돼 수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24~26일 AI 의심신고를 한 충남 천안의 오리 농장과 충북 음성·진천의 오리농장, 세종시 산란계 농장에서 발견된 AI 바이러스가 고병원성 H5N6형으로 최종 확진됐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안전처는 경기와 충북, 충남, 전북, 전남 등 9개 시·도에 특별교부세 52억 원을 지원해 통제소 운영비와 방역약품 구입비 등 일부비용을 지원한다고 이날 밝혔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나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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