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육영수 여사 탄신제, “강제하야 반대” vs “대한민국의 수치” 보수-진보단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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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1월 29일 17시 20분


옥천 육영수 여사 탄신제

사진=채널A 캡처
사진=채널A 캡처
박근혜 대통령의 외가인 충북 옥천에서 29일 열린 고(故) 육영수(陸英修·1925∼1974) 여사 탄신 91주년 숭모제에서 보수단체와 진보단체가 충돌했다.

옥천군과 옥천문화원이 주최한 이날 육영수 여사 탄신제에는 육씨 종친, 친박(친박근혜) 단체 회원, 시민 등 100명이 참석했다. 내빈석에 초대된 옥천군수 등 옥천 지역의 기관·단체장들은 불참했다.

주최 측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으로 악화한 국민 여론을 고려해 해마다 열던 문화공연과 기념행사 등을 모두 취소, 30여 분간 조촐하게 행사를 진행했다.

옥천문화원 관계자는 “옥천군은 육 여사의 고향으로 매년 정치적인 환경과 상관없이 숭모제를 개최했지만, 악화한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약식으로 개최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정권 퇴진 옥천국민행동’ 등 시민단체 회원들은 행사장에 몰려와 행사 개최 반대를 외치며 피켓시위를 벌였다.

시민단체 회원 등은 ‘대한민국의 수치다. 독재자의 딸 박근혜를 구속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대통령의 국정 실패로 나라가 혼란에 빠져 있는데, 국민의 혈세를 들여 어머니 탄신제를 여는 게 말이 되느냐”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이에 보수단체 회원들도 ‘난동세력 진압하라. 강제하야 절대반대’ 등의 구호가 적힌 종이를 들고 맞섰다.

‘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해병 모임’ 등 보수단체는 “헐벗고 굶주린 나라를 발전시킨 게 누구냐. 박정희 대통령의 영부인 탄신 숭모제를 지내는 게 무슨 잘못이냐”고 외쳤다.

이 과정에서 양 단체 간에 고성과 욕설이 오가고 몸싸움까지 일어나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빚어졌지만, 경찰이 출동해 중재에 나서면서 큰 충돌은 피했다.

한편 고 육영수 여사는 1925년 옥천에서 태어나 옥천 공립 여자전수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다가 1950년 박정희 전 대통령과 결혼했다. 육씨 종친과 고향의 사회단체는 해마다 육 여사가 서거한 8월 15일과 생일인 11월 29일 추모제와 숭모제를 연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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