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한류 스타가 등장하는 드라마, 광고, 영화의 방영을 금지하는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이 본격화할 모양이다.
7월 한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뒤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던 ‘함부로 애틋하게’의 주인공 김우빈과 수지의 팬 사인회가 돌연 취소되는 1차 금지령이 있었다. 이번엔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을 계기로 중국 당국이 한류를 전면 차단할 것이라는 현지의 보도다.
중국 연예매체에 따르면 한한령은 공식 문건도 없이 은밀하게 진행된다. 김우빈 사인회 취소 때도 주최 측은 ‘불가항력(저항할 수 없는 힘)적인 이유’라고 밝혔을 뿐이다. 하지만 중국 누리꾼들은 금방 ‘사드 때문’이라고 알아듣고 “광전총국, 잘했다”고 응원을 했다.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중국의 방송·영화·광고 등을 관할하는 장관급 부처인데, 방송사 관계자들을 불러 한류 콘텐츠 수입과 합작(만들기 위해 힘을 합함) 금지 등을 하달(전달)했다는 소식이다.
광복 이후 국내에서 전면 금지됐던 일본의 대중문화는 1998년부터 단계적으로 개방이 이뤄졌다. 공식적으로 빗장을 닫아걸었던 때에도 일본 가요와 만화 등은 슬금슬금 한국 사회에 파고들었다. 중국 정부가 한류 콘텐츠를 차단하는 정책을 밀어붙인다고 해도 과연 문화 유입(흘러들어옴)을 완벽하게 막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한령은 한국에만 타격을 주지 않는다. 다양한 문화를 접촉할 기회가 확대되고 문화산업의 경쟁력이 커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차단한다는 점에서 중국에도 이롭지 않은 선택이다. 세계 경제 규모 2위의 나라인 만큼 ‘속 좁은 거인’이 아니라 대국(강한 나라)답게 행동하길 바란다.
동아일보 11월 22일자 고미석 논설위원 칼럼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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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에 따르면 중국은 지금껏 두 번의 ㉠한한령을 내렸습니다. 각각 어떤 이유로 그런 조치를 내린 것인가요? 본문에서 찾아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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